유통 "공정 복잡한데 유행 짧아"···K-색조의 수익성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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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 복잡한데 유행 짧아"···K-색조의 수익성 딜레마

등록 2026.08.04 15:35

양미정

  기자

기초 제품은 생산 효율·재구매 주기에서 우위복잡한 공정, 긴 라인 전환 비용 제조업계 부담트렌드 변화·글로벌 시장 진입장벽까지 '삼중고'

사진=픽사베이사진=픽사베이

국내 화장품 산업이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화장품 제조업계 내부에서는 색조 카테고리의 수익성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색조 화장품은 일상에서 필요한 생필품 성격을 지녔음에도 제조업 관점에서 기초 제품 대비 생산 효율과 마진율을 확보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고비용·저효율' 사업군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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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국내 화장품 산업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성장 중

그러나 색조화장품 부문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음

숫자 읽기

올해 상반기 국내 화장품 수출액 사상 처음 70억달러(약 11조원) 돌파

기초화장품 수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

색조화장품 수출 4.2% 감소

배경은

기초화장품은 대량생산·규모의 경제 실현 가능

색조화장품은 복잡한 제조 공정, 다품종 소량생산, 잦은 설비 전환으로 비용 증가

색조 제품은 트렌드 변화 빠르고 재구매 주기 길어 수익성 저하

주목해야 할 것

글로벌 시장에서 색조화장품은 현지화 전략·기존 브랜드 장벽 등으로 진입 어려움

국내 ODM 업체들, 기초화장품·선케어 등 생산 역량 집중 확대

색조 ODM 강자도 기초·헤어케어 등 미래 성장축 육성

자세히 읽기

스킨케어 기술 접목한 하이브리드 베이스 제품이 새로운 돌파구로 평가

BB크림·틴티드 세럼 등 하이브리드 제품, 생산 효율과 메이크업 효과 동시 실현

글로벌 플랫폼에서 국내 브랜드 하이브리드 제품 상위권 유지

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하며 사상 처음으로 70억 달러(한화 약 11조 원)를 돌파했다. 품목별로는 기초화장품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급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한 반면 색조화장품 수출은 4.2% 감소하며 대조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실적 갈림길의 배경으로 색조 화장품 고유의 복잡한 제조 공정과 긴 재구매 주기, 그리고 높은 생산 전환 비용을 지목한다.

가장 큰 차이는 제조 공정에서 발생한다. 스킨케어는 토너, 에센스, 크림 등 액상 및 반고형 제형을 대량 배합한 뒤 충진하는 교반 작업 중심이다. 동일한 생산 라인을 장기간 가동할 수 있어 생산 효율이 높고 대량 생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용이하다.

반면 색조 화장품은 원료를 가열한 뒤 몰드에 부어 굳히는 성형·급속 냉각 공정(립스틱)이나 분말을 압축하는 프레싱 공정(아이섀도·블러셔) 등 다단계 특수 공정이 필수적이다. 특히 다품종 소량생산 구조 특성상 색상이나 제형이 바뀔 때마다 생산 라인을 정지하고 설비를 세척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공정 손실과 가동 중단 비용이 대량 발생한다.

소비 구조와 생산 방식 간의 불균형 역시 제조업체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토너나 크림, 선크림 등 기초 제품은 매일 사용하는 일상 생필품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연스러운 재구매가 이뤄진다. 계절 변화에 따른 보습·자외선 차단 수요도 반복적으로 발생해 안정적인 생산 계획을 세우기 쉽다.

반면 색조 화장품은 트렌드 변화 속도가 빨라 제품 수명주기가 짧고 끊임없는 신제품 개발이 요구되는 반면, 소비자 1인당 제품 사용 기간은 길다. 단일 제품 소진에 수개월에서 1년 이상 소요되고 다종의 제품을 돌려쓰는 소비 습관으로 인해 재구매 주기가 길기 때문이다. 빠른 유행 대응을 위해 설비 전환 비용을 지속해서 지출하면서도 잔여 재고 리스크와 낮아진 공장 가동률을 떠안아야 하는 구조다.

글로벌 시장 내 높은 진입장벽도 K-색조의 확장을 제약한다. 기초 화장품은 효능과 성분을 중심으로 표준화된 글로벌 접근이 가능한 반면, 색조는 현지 인종별 피부 톤과 기후, 메이크업 문화에 따른 세분화된 현지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샤넬, 디올, MAC, 나스 등 오랫동안 글로벌 시장을 점유해 온 메이저 브랜드들의 시장 지배력과 소비자 충성도가 견고해 국내 기업들이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최근 국내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들의 투자 방향 변화를 단순히 소비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닌 제조 효율과 수익성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한다. 실제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스킨케어 및 선케어 생산능력을 집중 확대하고 있으며, 색조 ODM 강자인 씨앤씨인터내셔널도 기초화장품과 헤어케어를 미래 성장축으로 육성하는 추세다.

다만 색조 시장에서도 스킨케어 기술을 접목한 '하이브리드 베이스'(스킨케어와 메이크업의 장점을 융합한 제품) 영역은 새로운 돌파구로 평가받는다. 보습·진정 기능에 피부 톤 보정 효과를 더한 BB크림이나 틴티드 세럼 등 하이브리드 제품은 스킨케어의 높은 생산 효율과 색조의 메이크업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고부가가치 대안이다. 최근 미국 아마존 등 글로벌 플랫폼에서 국내 브랜드의 BB크림이 상위권을 유지하는 배경에도 이러한 차별화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색조 화장품은 성형과 프레싱, 라인 전환에 따른 설비 세척 등 제품 특성상 기초화장품보다 제조 공정이 복잡하고 공정 비용도 더 많이 발생하는 편"이라며 "업계에서는 생산 효율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공정 가동률이 높고 재구매 수요가 꾸준한 상품 중심으로 생산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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