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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지역상권에 활력"···KB금융이 숨은 성장신호 찾는 법

등록 2026.08.06 14:30

문성주

  기자

은행·카드·유동인구 등 25개 데이터 결합···5대 축으로 상권 체질 진단동성로 2030 결제액 홍대와 비슷···데이터로 지역 상권의 잠재력 발굴지자체 정책·소상공인 경영 지원···생활·체류 인구 늘려 지방 소멸 대응

박형주 KB금융지주 AI·DT 추진본부장 인터뷰 사진=강민석 기자박형주 KB금융지주 AI·DT 추진본부장 인터뷰 사진=강민석 기자

KB금융이 고객의 금융·소비 데이터를 활용해 지방 상권의 회복과 성장에 기여할 해법을 찾고 있다. 매출이 줄어든 뒤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상권이 보내는 성장·위험 신호를 먼저 포착해 지자체의 정책과 소상공인의 경영 판단에 활용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그 중심에는 은행·카드·공공 데이터를 결합한 'KB국민상권활성화지수'가 있다.

박형주 KB금융지주 AI·DT 추진본부장은 지난달 29일 뉴스웨이와 만나 "KB상권활성화 지수는 고객들께 한눈에, 숫자로, 원하는 만큼 상권을 알려주는 분석 모델"이라고 말했다. 고객·소상공인·상권 환경을 하나의 생태계로 보고 지역별로 필요한 활성화 해법을 찾는 모델이라는 설명이다.

고객이 남긴 데이터, 지역상권 해법으로···5대 축 '건강검진'


KB금융은 전국 3555개 행정동을 대상으로 지수를 구축하고 1200여개 상권의 흐름을 분석했다. 지수는 수익성·안정성·집객성·지속가능성·성장성 등 5대 축과 25개 데이터로 구성된다. 점포당 매출과 고객 소비력뿐 아니라 점포 생존율과 공실률, 외부 유입과 이동 인구, 상권의 금융 체력, 개·폐업과 앵커 점포의 영향까지 함께 본다.

지역 상권 지원에 지수를 활용할 수 있는 이유는 서로 다른 시점의 데이터를 연결하기 때문이다. 은행의 금융자산 데이터는 과거부터 축적된 소상공인의 사업 결과를 보여주고 카드 결제·매출 데이터는 현재 영업 상태를 나타낸다. 여기에 유동인구와 공실률, 임대료, 개·폐업 등 외부 데이터를 더하면 상권의 매출이 왜 늘거나 줄었는지까지 추적할 수 있다.

박 본부장은 "종합 점수 변화를 통해 상권의 발전 또는 침체 상황을 알 수 있고, 5개의 지표별 변화를 통해 상권의 발전 또는 침체의 원인을 알 수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KB상권활성화 지수는 상권의 전체 모습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KB상권활성화지수는 KB국민은행과 KB국민카드의 데이터 분석 인력을 한 공간에 모은 '코로케이션'에서 출발했다. 각 계열사가 따로 관리하던 고객의 자산 축적과 결제 흔적을 함께 분석해 현재의 현상과 그 원인을 잇는 구조를 만들었다. 금융회사가 영업에 활용하던 데이터를 지역 상권과 소상공인의 성장을 돕는 정보로 확장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동성로에서 확인한 지역의 잠재력···"홍대처럼 8만원 썼다"


박형주 KB금융지주 AI·DT 추진본부장 인터뷰 사진=강민석 기자박형주 KB금융지주 AI·DT 추진본부장 인터뷰 사진=강민석 기자

대구 동성로는 KB금융이 데이터로 지역 상권의 잠재력을 확인한 대표 사례다. KB상권활성화지수 분석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동성로 상권의 결제 건당 평균금액은 약 8만원으로 서울 홍대 상권의 8만1000원과 비슷했다. 대구 평균보다 대중교통을 통한 유입이 많고 2030세대의 가성비·문화·패션 소비가 활발해지면서 상권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할 수 있다.

박 본부장은 "대구 동성로의 과거와 현재 소비 패턴이 KB상권활성화지수에서 뚜렷하게 다르게 나타난다"며 "한때 옷가게 중심의 노후 상권으로 평가받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층이 야간에 오래 머물며 카페와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는 상권으로 축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이러한 분석이 지역 맞춤형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봤다. 홍대와 비슷한 연령대가 비슷한 금액을 쓰지만 이들이 찾는 업종이 부족하다면 팝업스토어나 문화·패션 콘텐츠를 유치하는 식이다. 현재 고객 수와 매출뿐 아니라 가맹점주의 자산이 쌓이는지, 매출이 다시 사업에 투자되는지도 함께 보면 일시적 유행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구분할 수 있다.

이는 지방 상권을 서울보다 뒤처진 시장으로만 보지 않고 각 지역이 가진 소비층과 로컬 콘텐츠를 찾아 경쟁력으로 키우는 접근법이다. 박 본부장은 "데이터로 지역 상권의 특색을 발견하고 이를 향후 지자체 정책과 소상공인 지원에 연결하는 것이 지수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다른 성장 신호···지자체 정책 활용 가능성


KB금융은 지수가 단순한 상권 순위를 넘어 지역 활성화를 위한 정책 판단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 본부장은 "KB상권활성화지수가 추후 지자체의 핀셋정책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각 지표의 감소와 성장을 보면 지자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원 방안에 비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한 상권의 수익성이 오르지만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면 지자체는 앵커 점포를 유치해 수익성을 더 끌어올릴지, 임대료 지원으로 점포 이탈을 막을지 검토할 수 있다. 대중교통 유입이 충분한 지역은 기존 노선을 유지하고, 유입이 줄어드는 지역은 사람이 몰리는 지점을 찾아 노선과 상권 공간을 다시 설계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실제로 KB금융은 지역 축제를 준비하는 지자체에 어떤 프로그램을 유치해야 하는지, 버스·지하철 노선이 행사 구역과 겹칠 때 동선을 어떻게 조정할지 데이터를 통해 지자체에 제안한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지수 개발 전부터 일부 지자체가 요청한 상권 분석을 제공해 왔으며, 현재도 여러 지역과 데이터 활용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정책의 시작뿐만 아니라 지속 여부를 판단할 때도 지수를 참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지역 상황에 따라 사업이 사라지는 문제를 줄이고 성과가 확인되는 정책을 이어갈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정된 지역 활성화 예산을 어느 상권과 사업에 투입해야 할지 판단하는 자료로도 쓰일 수 있다.

상권이 쇠퇴한 뒤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선제 대응도 가능하다. 박 본부장은 "위험신호뿐 아니라 성장신호도 감지하여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정책을 수립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고객·소상공인·상권을 하나의 생태계로 이해하고 각 축의 데이터를 연결하여 바라보면 해당 상권이 보내는 신호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주인구 넘어 '생활인구' 주목···소상공인 정보 플랫폼 구상


박형주 KB금융지주 AI·DT 추진본부장 인터뷰 사진=강민석 기자박형주 KB금융지주 AI·DT 추진본부장 인터뷰 사진=강민석 기자

KB금융은 지수가 지방 소멸 대응에도 활용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주민등록상 인구가 줄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찾아와 머물며 소비하는 사람이 늘면 상권의 체력은 유지되거나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소지는 서울에 있지만 지방에서 일정 기간 생활하고 소비하는 사람은 해당 지역 상권을 움직여도 기존 인구 통계에서는 제대로 포착되지 않을 수 있다.

박 본부장은 "정주인구 감소를 되돌리는 데만 매달리기보다 실제로 머물며 돈을 쓰는 생활·체류 인구를 얼마나 끌어들이느냐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KB금융은 금융·결제·이동 데이터를 통해 생활인구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지역마다 어떤 콘텐츠와 공간이 필요한지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에는 지수를 플랫폼화해 고객과 지자체가 관심 상권의 변화를 쉽게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상권 단위 분석을 가맹점 단위로 세분화해 예비 창업자가 어디에서 어떤 업종을 시작할지 판단하고, 기존 소상공인은 고객 수와 객단가 변화에 맞춰 가격과 영업 전략을 조정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지수의 시계열이 2023년부터 시작돼 장기 추세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짧다. 박 본부장도 "지수를 활용해 장기간 정책 효과를 입증한 사례가 아직 많지 않다"고 말했다. 현재는 내부 분석과 일부 지자체 협업에 활용하는 단계다.

박 본부장은 "KB금융은 고객이 남긴 데이터를 다시 고객과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것이 KB상권활성화지수의 지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방의 인구 감소와 지역 간 불균형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만 볼 게 아니라 생활인구와 로컬 콘텐츠를 데이터로 찾아 상권마다 자생적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KB금융의 데이터가 향후 정책과 창업, 금융지원에 폭넓게 활용된다면 지역 상권의 회복을 뒷받침하는 금융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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