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새 DRAM 1185억원 순매수···AI 투자 지속성에 베팅HBM 수요 일반 D램·낸드로 확산···삼전·하이닉스 동반 수혜 기대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우려로 조정을 받았던 메모리 반도체주에 다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엔비디아가 AI 컴퓨팅 투자에 필요한 금융 구조 확대에 나서면서 AI 설비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되살아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최근 1주일간 미국 증시에 상장된 라운드힐 메모리 ETF(DRAM)를 8561만달러(약 1185억원) 순매수했다.
DRAM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비롯해 샌디스크·키옥시아 등 글로벌 메모리 업체에 투자하는 ETF로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 비중만 49%를 웃돈다.
투자심리를 자극한 배경에는 AI 인프라 투자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엔비디아는 이달 아폴로·블랙록·블랙스톤·브룩필드·골드만삭스·KKR 등 6개 금융사와 AI 컴퓨팅 인프라 금융 플랫폼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장기간에 걸쳐 제3자 자본 5000억달러 이상을 동원해 AI 기업과 클라우드 사업자의 컴퓨팅 투자에 필요한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이 같은 금융 구조가 실제 AI 설비투자 확대를 뒷받침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메모리 수요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에는 HBM이 탑재되고, AI 데이터센터가 늘어날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서버용 D램과 기업용 SSD의 수요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GPU 판매가 늘어나는 것뿐 아니라 AI 서버 전체의 메모리 탑재량이 증가한다는 점이 국내 메모리 업체에는 중요하다.
실제 메모리 시장의 무게 중심도 AI와 서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서버용 D램 계약가격이 전분기보다 13~18%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HBM과 서버용 제품에 우선 배정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버용 D램 가격은 내년 하반기까지 분기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도 서버와 AI 메모리를 중심으로 제품 구성을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메모리 사업의 서버 매출 비중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HBM4 판매를 확대하는 동시에 주요 고객사에 HBM4E 샘플도 공급했다. 회사는 하반기에도 AI 인프라 투자와 에이전틱 AI 확산에 따라 HBM과 서버 D램, 기업용 SSD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을 중심으로 AI 투자 확대의 수혜가 더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업체다. 회사는 2분기 HBM4 양산 출하를 시작해 하반기 생산량 확대에 들어갔으며, AI 서버용 D램과 기업용 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도 늘리고 있다. 주요 고객사를 포함한 10여 곳과 장기공급계약을 맺는 등 AI 메모리 수요를 중장기 계약으로 묶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특히 AI 투자가 HBM에서 일반 메모리로 확산되는 흐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에 중요하다. HBM 생산에는 일반 D램보다 많은 웨이퍼가 필요한 데다 업체들이 한정된 생산능력을 HBM과 서버용 제품에 우선 배정하면서 PC·모바일용 D램 공급까지 빠듯해지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AI 데이터센터 증설이 이어질수록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함께 범용 메모리 가격을 지지하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엔비디아의 금융 지원이 곧바로 메모리 업황의 추가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AI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실제 수익으로 연결하지 못할 경우 차입을 활용한 데이터센터 증설 속도가 다시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
PC와 스마트폰 등 전통적인 메모리 수요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도 변수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 심리 회복이 실제 실적 상승으로 이어지려면 AI 투자 증가세와 서버 메모리 수급이 함께 유지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뉴스웨이 이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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