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68조원 알래스카 LNG 투자···한국 기업 '수주 몫'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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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조원 알래스카 LNG 투자···한국 기업 '수주 몫' 얼마나 될까

등록 2026.10.02 15:48

이건우

  기자

미국, 한국에 500억달러 투자 요청LNG 도입 조건 및 수주 가능성 확인 필요포스코 등 국내 기업 참여 기대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미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한국의 500억달러(약 68조원) 이상 투자를 거론하면서 국내 기업이 실제로 얼마나 많은 일감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제시한 투자 규모가 전체 사업비에 육박하는 만큼 LNG 도입 조건과 투자금 회수 가능성뿐 아니라 조선·철강·플랜트 등 국내 기업의 수주를 얼마나 연계할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달 30일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한국의 대미 투자사업 가운데 하나로 제시하며 500억달러 이상의 투자를 언급했다. 한국의 참여를 기정사실화하는 취지였지만 양국 합의 문서에는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 법적 요건을 조건으로 '검토에 착수'한다고 명시돼 있다. 한국 정부 역시 투자 여부와 규모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알래스카 LNG는 미국 북부 노스슬로프의 프루도베이와 포인트톰슨 가스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약 1300㎞의 가스관을 통해 남부 니키스키로 운송한 뒤 액화해 아시아 등에 수출하는 사업이다. 연간 LNG 생산능력은 2000만톤으로 계획됐다.

사업비는 ▲1300㎞ 가스관 132억~169억달러 ▲니키스키 액화설비 236억~284억달러 ▲북부 가스처리시설 77억~92억달러 등으로 추산된다. 아직 투자 방식과 실제 집행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미국이 거론한 금액 자체가 전체 건설비에 육박하는 만큼 한국으로서는 자금 투입에 상응하는 수익 구조와 사업 참여 조건을 따져볼 수밖에 없다.

국내 기업 가운데 참여가 가장 구체화된 곳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2월 개발사 글렌판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연간 100만톤의 LNG를 20년간 구매하는 조건과 최종투자결정(FID) 이전 자본투자에 합의했다. 포스코 역시 알래스카 북부와 남부를 연결하는 1300㎞ 가스관에 필요한 철강재 가운데 상당 물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국내 강관업계에서는 세아제강의 추가 참여 가능성도 거론된다. 세아제강은 사빈패스와 캐나다·모잠비크 LNG 프로젝트 등에 강관을 공급한 경험이 있다. 다만 132억~169억달러에 달하는 가스관 공사 전체가 국내 기업의 잠재 수주 물량으로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1단계 가스관 설계·조달·시공·관리(EPCM)는 호주의 월리가 잠정 선정됐고 북미·유럽 업체들도 시공사로 조건부 선정된 상황이다.

오히려 국내 조선업계가 주목하는 분야는 LNG운반선이다. 알래스카에서 생산한 LNG를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로 운송하려면 선박 투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스 선사 다나오스는 글렌판에 5000만달러를 투자하고 최소 6척의 LNG운반선을 건조·운영하는 우선 선박 제공자로 참여한다. 아직 조선소가 정해지지 않아 국내 조선3사가 후속 발주에 참여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액화설비 역시 국내 기업이 추가 수주를 노릴 수 있는 영역이다. 추정 사업비가 236억~284억달러로 전체 프로젝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2단계 사업에서 연간 2000만톤 규모 액화설비와 저장탱크, 수출터미널 등이 건설될 예정이다.

현재 국내 기업의 참여가 가장 구체화된 분야는 포스코그룹의 LNG 구매·투자와 가스관용 철강재 공급이다. 반면 LNG운반선은 최소 6척의 건조 계획만 나온 상태이고 액화설비 역시 국내 업체의 수주 물량은 확정되지 않았다.

결국 한국 입장에서는 '얼마를 투자하느냐'보다 '무엇을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 500억달러가 넘는 자금 참여가 실제로 이뤄진다면 경쟁력 있는 LNG와 안정적인 투자수익뿐 아니라 LNG선과 액화플랜트, 철강·강관 등 국내 기업의 후속 수주를 투자 조건과 얼마나 연계할 수 있는지가 사업의 산업적 실익을 좌우할 전망이다.

노남진 에너지경제연구원 가스정책실장은 "알래스카 LNG는 가스전 개발부터 1300㎞ 가스관과 액화터미널까지 포함된 대규모 사업인 만큼 단순히 투자 규모만으로 경제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가스 자원량과 건설비, 운영기간, LNG의 본선인도조건(FOB) 가격 등을 토대로 투자비 회수 가능성과 다른 LNG 프로젝트 대비 가격 경쟁력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의 설계·조달·시공이나 기자재, 선박 등의 참여는 정부 간 협상에 따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최종투자결정에 앞서 보다 구체적인 타당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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