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교전문매체 FPJ,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집중 조명74억달러 프로젝트 크루서블 연계···美 핵심광물 공급망 변수로 부각MBK 중국 투자·네트워크 거론···소유구조 면밀 검토 주장
미국 외교 전문매체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중국 투자 및 네트워크를 거론하며 소유·지배구조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고려아연이 미국에서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한 대규모 제련소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경영권 변동이 공급망 안보에 미칠 영향도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다.
30일 학계와 외교가 등에 따르면 미국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저널(Foreign Policy Journal)은 지난 25일 티모시 메이슨 선임기자의 특별기고문 '공급망 안보의 중심에 있는 소유권 문제(The Ownership Question at the Heart of Supply-Chain Security)'를 게재했다.
기고문은 2024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고려아연이 미국 테네시주에서 추진 중인 통합제련소 건설 사업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을 주요 사례로 다뤘다.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약 74억달러가 투입되는 대규모 통합제련소 사업이다. 고려아연은 이곳에서 미국이 지정한 핵심광물 11종을 포함해 13종의 금속과 반도체용 황산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메이슨 선임기자는 기고문에서 프로젝트 크루서블이 미국과 한국 정부의 공급망 자립 의지를 바탕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MBK·영풍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대립이 미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전략과도 연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영풍과 MBK가 고려아연 지분을 확대해 경영권 확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프로젝트 크루서블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과거 MBK·영풍 측이 전략적 자산을 미국의 통제 아래 두는 것이 한국 국가안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놓은 사실도 함께 거론했다.
MBK의 중국 사업 및 투자 이력도 주요 쟁점으로 제시했다.
메이슨 선임기자는 MBK가 중국 기업들과의 거래를 통해 현지 사업 네트워크를 구축해왔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보웨이(Beijing Bowei), 선저우주처(神州租車·CAR Inc) 등 중국 기업과 관련한 거래 사례도 언급했다.
또 MBK가 한국·일본과 함께 중국을 주요 시장으로 보고 있다는 점과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MBK의 6호 펀드에 전체 펀드 규모의 5%를 출자했다는 사실을 거론했다.
이를 근거로 메이슨 선임기자는 MBK의 소유·지배구조와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아연 경영권 문제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고려아연이 한미 양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정책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지배구조 변화가 공급망 안보에 미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지정학적 갈등이나 공급망 위기가 발생할 경우 평상시에는 정치적 의도가 없는 소유·경영 구조도 전략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정부가 중국계 기업의 반도체 기업 엘모스(Elmos) 공장 인수를 차단한 사례를 들며 고려아연 경영권과 관련해서도 유사한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같은 내용은 FPJ 기고자의 분석과 주장이다. MBK 측은 과거 CIC의 MBK 6호 펀드 출자와 관련해 CIC는 펀드에 출자한 기관투자자(LP)일 뿐 개별 투자 결정이나 투자기업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해왔다.
MBK는 6호 펀드의 다른 출자자들도 각국 연기금과 글로벌 기관투자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밝히며 CIC의 출자만으로 MBK와 중국 정부 또는 중국 기업 간 지배·경영 관계가 형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전략과 맞물린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향후 추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경영권 변화 가능성뿐 아니라 주요 주주의 투자 구조와 지배구조가 국가 핵심광물 공급망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의도 이어질 전망이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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