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엘비 51.43%·이수페타시스 51.41% 올라심텍 2742억원 증설···이수페타시스 실적 성장대면적·고다층화 가속···내년 공급 부족 전망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던 인공지능(AI) 투자 열기가 기판주로 번지고 있다. AI 서버와 가속기 투자가 확대되면서 SOCAMM(소캠)과 고다층 인쇄회로기판(MLB),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핵심 기판 수요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관련 업체들의 수주와 증설도 본격화하면서 AI 투자 사이클의 수혜 범위가 메모리 반도체에서 후방 부품업체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3일부터 28일까지 티엘비는 51.43% 올랐다. 같은 기간 이수페타시스는 51.41%, 심텍은 40.34% 상승했다. 대덕전자도 11.27% 오르며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기판주에 매수세가 몰린 배경에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26일(현지시간)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962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117% 늘어난 890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AI 서버와 가속기 수요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관련 기판 업체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확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체별 수혜 제품은 다르다. 심텍과 티엘비는 SOCAMM 등 AI 서버용 메모리 모듈 기판을 생산한다. 이수페타시스는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장비에 들어가는 MLB를, 대덕전자는 AI 가속기용 FC-BGA를 생산하고 있다.
SOCAMM 수요 급증···심텍·티엘비 증설·수주 확대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SOCAMM 관련 업체들은 생산능력 확대에 나섰다. 심텍은 지난 25일 SOCAMM 모듈 기판 전용 공장과 고다층 MSAP 기판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2742억원 규모의 신규 시설투자를 결정했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SOCAMM 모듈의 연간 매출 생산능력은 기존 3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SOCAMM 매출도 올해 2320억원에서 내년 4320억원, 2028년 7000억~8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증설은 주요 메모리 고객사의 물량 확대 요청을 바탕으로 추진된 것으로 파악됐다.
티엘비도 수주가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2분기 수주잔고는 전분기 362억원에서 1318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올해 SOCAMM 매출 가이던스도 연초 200억원에서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500억원,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700억원으로 잇따라 높아졌다. 내년 가이던스는 약 1500억원이다.
조은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베라 CPU 양산이 확대되는 가운데 쏘캠 기판을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국내외 5개에 국한되며, 동사 점유율은 약 20%로 추정된다"며 "쏘캠 매출 증가에 따른 이익 민감도가 높은 만큼 티엘비의 EPS 성장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이 동시에 나타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AI 가속기까지 수요 확산···이수페타시스·대덕전자 생산능력 확대
AI 가속기와 네트워크 장비용 기판에서도 수요 확대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수페타시스의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37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83% 늘어난 771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특히 고부가 제품인 다중적층 기판의 수주 비중이 1분기 11%에서 2분기 23%로 두 배 이상 높아지면서 AI 관련 수요 확대가 실적 성장을 뒷받침했다.
생산능력은 올해 하반기 월 1200억원에서 내년 상반기 1500억원, 2028년 하반기 1800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평균 15% 안팎의 판가 인상도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대덕전자도 AI 가속기 수요에 대응해 8000억원 규모의 기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FC-BGA 가동률은 올해 1분기 74%에서 2분기 90%로 상승해 최대 생산능력에 근접했다. 일부 고객사와는 선수금을 기반으로 증설 물량을 사전 확약한 상태다.
글로벌 증설은 2028년 이후···공급 부족 기대 속 급등 부담
다만 이달 들어 일부 종목이 50% 넘게 오른 만큼 높아진 기대치가 실제 실적으로 이어지는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대규모 증설에 따른 투자 부담도 변수다. 특히 심텍은 투자 재원을 내부 유보자금과 외부 조달을 통해 마련할 계획인 만큼 향후 자금 조달 방식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단기적인 주가 부담과 달리 기판 업황을 둘러싼 수급 여건은 우호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AI 가속기 성능 향상으로 기판의 대면적화와 고다층화가 빨라지는 반면 글로벌 업체들의 신규 생산능력이 시장에 공급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요 증가 속도를 공급 확대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내년부터 기판 공급 부족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박준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AI 가속기 시장의 구조적 성장은 기판의 대면적화와 고다층화를 촉진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글로벌 증설 물량이 2028년 이후 가동될 예정인 만큼 내년부터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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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자경 기자
ljkee9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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