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해킹에 뚫린 대한민국···AI의 다음 전쟁터는 '보안'

오피니언 데스크 칼럼 정단비의 IT:BE

해킹에 뚫린 대한민국···AI의 다음 전쟁터는 '보안'

등록 2026.09.16 15:53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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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공지능(AI) 황태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시장을 또 한 번 들썩이게 했다. AI의 다음 주요 분야로 사이버 보안을 꼽으면서다.

황 CEO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기술 콘퍼런스에서 "사이버 보안은 AI의 다음 주요 활용 분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가 프로그래밍을 자동화하면서 코드의 취약점이 악용되는 속도와 이를 찾아 수정하는 속도 모두 빨라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AI 열풍의 중심에 서 있는 황 CEO가 다음 시장으로 사이버 보안을 지목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AI가 기업의 일상 깊숙이 들어올수록 지켜야 할 데이터와 시스템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지난해 그 대가를 혹독히 치렀다. 통신부터 금융, 유통, 플랫폼, 공공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고 해킹 사고가 이어졌다. SK텔레콤을 비롯해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들이 사이버 침해 사고에 휘말렸고 티빙, 쿠팡, 롯데카드, 예스24 등에서도 크고 작은 보안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 행정망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국내 침해사고 신고 건수만 1034건으로 전년 동기 899건 대비 약 15% 증가했다. 특정 기업이나 업종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 한 해였다.

더욱이 AI 시대에는 기업의 보안 역량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AX는 단순히 업무에 AI 서비스 하나를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업이 가진 방대한 데이터를 디지털 환경에서 활용하고 AI와 클라우드, 사내 시스템을 연결하는 과정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공격자가 노릴 수 있는 지점도 늘어난다. 더 많은 데이터와 시스템이 서로 연결되고 AI가 기업 내부 깊숙이 들어갈수록 사이버 공격에 노출될 위험도 커진다는 얘기다.

AI 자체가 공격자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정교한 피싱 공격을 만들어내거나 취약점을 찾아내는 등 사이버 공격의 속도와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에도 AI가 활용될 수 있다.

지난해 잇따른 해킹 사고는 보안을 비용으로만 바라봤을 때 치러야 할 대가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줬다.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고객 피해부터 서비스 중단, 기업 신뢰도 하락까지 한번 발생한 보안 사고의 파장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

이제 기업들은 더 많은 데이터와 시스템을 AI에 연결하려 하고 있다. AI를 얼마나 빠르게 도입하느냐에만 몰두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더 뛰어난 AI를 얼마나 빨리 확보하느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 AI가 활용하는 데이터와 연결된 시스템을 얼마나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느냐 역시 경쟁력이다.

AI 전환을 외치면서 보안을 사후 보완책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 지난해의 잇따른 해킹 사고가 남긴 교훈을 또 다른 사고가 터진 뒤에야 되새기면 늦는다. AI 시대를 준비한다면 보안 역시 그 출발점에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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