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반짝 유행 넘어 생존으로···K뷰티에 필요한 '넥스트 전략'

오피니언 기자수첩

반짝 유행 넘어 생존으로···K뷰티에 필요한 '넥스트 전략'

등록 2026.09.22 13:46

양미정

  기자

114억달러로 역대 최대 수출 실현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 모색 필요화장품산업육성법, 신성장의 기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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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를 둘러싼 숫자는 화려하다. 지난해 화장품 수출은 114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수출 순위도 세계 2위로 올라섰다. 인디 브랜드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잇달아 성과를 내면서 K뷰티가 일시적 유행을 넘어 주력 수출산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최근 제정된 화장품산업육성법에 따라 5년 단위 종합계획을 세우고 연구개발(R&D)부터 제조·유통·수출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기로 했다. 연내에는 'K뷰티 세계 1위 도약을 위한 범부처 전략'을 발표한다. 그동안 화장품 정책이 안전과 품질 관리에 집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산업 육성을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성장의 지속성을 높이는 일이다. 세계 1위 프랑스와의 수출 격차는 여전히 두 배 이상이다. 단순히 수출 브랜드와 제품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이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 해외 시장에 처음 진입한 브랜드가 현지에서 꾸준히 선택받고 중견·대형 브랜드로 성장하도록 돕는 전략이 뒤따라야 한다.

K뷰티는 빠른 제품 개발과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앞세워 세계 시장의 문을 열었다. 다음 단계는 유행을 장기 고객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박람회 참가와 온라인몰 입점을 지원하는 데서 나아가 현지 유통망과 물류, 고객관리까지 뒷받침해야 하는 이유다. 수출액뿐 아니라 브랜드의 해외 생존율과 재구매율, 수익성도 정책 성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가마다 다른 규제에 대응할 기반도 중요하다. 미국과 유럽, 중국은 원료와 안전성 평가, 제품 등록 등에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 개별 중소기업이 이를 모두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국가별 규제 정보와 시험자료를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면 기업이 제품과 브랜드 경쟁력에 더 집중할 수 있다.

범부처 전략의 성패는 정책을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렸다. 화장품 육성과 규제, 수출, 중소기업 지원 업무가 여러 부처에 나뉜 만큼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기존 사업을 한데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세계 1위라는 순위 자체보다 현재의 성장세를 지속 가능한 경쟁력으로 바꾸는 일이다. 빠른 제품 개발과 수출 역량이 K뷰티의 외형을 키웠다면, 앞으로는 장기간 살아남는 브랜드와 현지 유통망, 규제 대응 체계가 성장을 뒷받침해야 한다. 연내 발표될 범부처 전략에는 K뷰티의 수출 확대를 넘어 한국 화장품 산업의 기반을 한 단계 끌어올릴 구체적인 해법이 담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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