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35년까지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추고 2030년까지 2천만배럴 규모의 석유 비축시설을 확충한다.
원유와 천연가스의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반도체·배터리 등에 사용되는 핵심광물 관리 대상을 51종으로 확대하고, 주요 광종의 비축 기간도 최대 365일까지 늘린다.
산업통상부는 23일 무역보험공사에서 김정관 장관 주재로 제6차 자원안보 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1차 자원안보 기본계획' 등 4개 안건을 심의·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자원안보 기본계획은 지난해 2월 국가자원안보 특별법 시행 이후 처음 마련된 범정부 차원의 중장기 자원안보 계획이다.
정부는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자원 공급이 가능하도록 공급망 대응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2035년까지 원유의 특정 지역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지난해 기준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약 70% 수준이다.
천연가스 역시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30%대 미만으로 관리한다. 한국의 카타르산 가스 의존도는 2016년 35.5%까지 높았지만 수입선 다변화 등을 통해 현재는 20% 미만으로 낮아진 상태다.
원유와 천연가스는 도입 경로와 계약 방식, 유종 등을 다양화한다. 원유의 경우 현물구매 중심의 다변화 물량 도입 방식을 장기계약으로 확대하고 생산국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장기계약 물량 확보를 지원할 계획이다.
비중동산 원유 도입을 위한 지원도 확대한다. 정부는 현재 25% 수준인 비중동산 원유 운임 차액 지원을 확대하고, 다변화 원유 도입 실적에 따른 차등 지원과 관세 행정 편의 제공 등을 추진한다.
국내 정유시설의 원유 처리 능력도 다변화한다. 중동산 중질유에 최적화된 국내 정제설비가 미국산 등 경질유도 처리할 수 있도록 시설 투자와 정제기술 고도화를 위한 연구개발(R&D)을 지원한다.
석유 비축 능력도 확대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2천만배럴 규모의 비축시설을 추가로 확보해 정부 비축유와 국제공동비축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나프타의 안정적인 국내 생산을 위해 콘덴세이트도 추가 확보한다.
한국의 하루 석유 소비량은 수출용 물량을 포함해 약 280만배럴 수준으로, 2천만배럴은 약 7일치에 해당한다.
핵심광물 공급망 관리 대상은 기존 38종에서 51종으로 확대한다. 게르마늄·인·형석과 희토류 10종 등 13종을 핵심광물로 새롭게 지정한다.
비축 품목도 기존 24종에서 29종으로 늘린다. 공급망 취약 광종의 비축 목표는 기존 180일에서 최대 365일로 상향해 광종별 수급 위험에 따라 차등 관리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광물 10대 전략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산업용 신자원 확보에도 나선다.
해외 자원개발은 제한적 지분 투자와 도입계약 체결을 통해 안정적인 자원 도입을 추진하고, 국내 자원개발은 민간기업 참여를 원칙으로 진행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중동 전쟁을 겪으며 자원안보는 단순한 비용 문제가 아니라 국민 생활과 산업을 지키는 국가 생존의 문제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위기 때마다 반복되던 단기적·사후적 대응에서 벗어나 우리 자원 공급망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번 계획에 따라 원유·가스뿐 아니라 핵심광물까지 공급망 다변화와 비축 확대가 동시에 추진된다. 특히 정유·석유화학 분야에서는 다양한 원유를 처리할 수 있는 설비 역량 확보가 주요 과제로 추진될 전망이다.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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