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2000조원은 무리였나'···앤트로픽 IPO, 월가 투자자들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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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조원은 무리였나'···앤트로픽 IPO, 월가 투자자들 돌아섰다

등록 2026.11.06 15:06

수정 2026.11.06 15:09

김선민

  기자

투자자들, 1조달러 안팎으로 가치 조정 요구기술주 급락과 AI 투자심리 악화가 원인상장 일정 연기 가능성 제기

앤트로픽, 2000조원 IPO 계획에 제동. 사진=연합뉴스 제공앤트로픽, 2000조원 IPO 계획에 제동. 사진=연합뉴스 제공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당초 1조5000억달러(약 2000조원)로 거론됐던 기업가치에 대해 주요 투자자들이 하향 조정을 요구하면서다. 최근 미국 기술주 급락과 AI 산업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이 겹치면서 상장 일정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앤트로픽 IPO에 참여할 예정인 주요 투자자 3명이 기존 기업가치가 낮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한 투자자는 적정 기업가치가 1조달러 안팎일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로이터통신도 잠재적 투자자들이 다음 주 예정된 투자설명회와 11월 상장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자들이 보다 낮은 가격을 요구하면서 앤트로픽이 공모가를 낮추거나 시장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상장을 연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투자심리 악화의 배경에는 미국 기술주 급락이 자리 잡고 있다. WSJ에 따르면 5일 나스닥 상장기업들의 시가총액은 하루 동안 약 2조5000억달러 감소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데이터센터 개발 제한을 지지하는 움직임이 힘을 얻은 데다 AI 관련 자산의 급격한 조정이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앤트로픽의 실적도 기업가치 산정의 핵심 변수다. 투자자들은 10월 매출 증가세가 유지됐는지 주목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10월 말 기준 연환산 매출 규모는 80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매출 성장만으로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실제 앤트로픽이 11월 2일 공개한 IPO 관련 수정 서류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은 170억달러였지만 순손실도 233억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9월 누적 매출은 33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배 증가했으나 누적 순손실은 1040억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940억달러는 금융계약 관련 회계상 평가 조정에 따른 것으로,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현금 손실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인프라 투자 부담도 만만치 않다. 앤트로픽은 데이터센터와 AI 연산 인프라 확보 등을 위해 총 8954억달러 규모의 지출 약정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향후 12개월 내 집행 예정인 금액은 700억달러다. AI 사업 확대를 위해 막대한 자본이 필요한 만큼 IPO를 통한 자금 확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앤트로픽의 상장 결과는 개별 기업을 넘어 글로벌 AI 투자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동안 높은 성장 기대를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던 AI 기업들이 앞으로는 매출 증가율뿐 아니라 수익성, 현금흐름, 인프라 투자 부담까지 시장의 검증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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