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아틀라스' 로봇 학습 시설 개소중국 기업도 휴머노이드 상용화 준비 속도제조 현장 적용 넘어 외부 사업으로 연결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공장 투입을 위한 실전 준비에 속도를 내면서 로봇 상용화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던 휴머노이드가 실제 제조 현장에 투입되기 시작하면서 업계에서는 현장에서 기술력을 입증하는 것을 넘어 외부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실질적인 수익원으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가 새로운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로봇 학습 시설을 개소했다.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로 불리는 이 시설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자동차 제조 현장에 투입되기 전 실제 사업장과 동일한 환경에서 물류를 비롯한 다양한 제조 작업을 학습한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사업이 연구개발을 넘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룹은 RMAC에서 작업 수행 능력을 검증한 뒤 2028년부터 미국 생산라인에 아틀라스를 투입하고,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기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룹 계열사 역량을 연계해 자체적인 로봇 생태계 구축을 추진한다. 현대모비스의 부품 기술과 현대글로비스의 물류 역량 등을 로봇 사업과 연결해 자동차 제조 현장에서부터 공급망까지 아우르는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해외 업체들의 휴머노이드 개발 및 생산 준비도 빨라지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은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언'의 생산라인 가동에 돌입하며 양산 준비를 본격화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이 연구개발을 넘어 실제 제조 및 산업 현장 적용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샤오펑은 아이언의 올해 말 양산을 시작하고, 2027년부터 중국과 해외 시장에 판매·인도할 계획이다. 자동차 제조 과정에서 축적한 생산 역량을 로봇 사업에 접목해 자체 로봇의 양산과 시장 확대를 동시에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비야디(BYD)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뛰어들었다. 비야디는 지난 8월 자체 개발한 휴머노이드를 브랜드 체험관 '디스페이스'에서 처음 공개했다. 자동차 판매 매장에 로봇을 우선 배치해 실제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한 뒤 올해 말 양산에 들어가고 내년 글로벌 시장 출시를 목표로 사업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차세대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초 미국 프리몬트 공장의 모델S·X 생산라인을 폐쇄하고 해당 공간을 옵티머스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테슬라는 초기 생산분을 외부 판매에 앞서 자체 '옵티머스 아카데미'에 투입할 방침이다. 실제 작업 과정에서 로봇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기능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생산과 현장 적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완성차 업체인 도요타도 로봇의 제조 현장 적용에 나섰다. 도요타는 이달 휴머노이드 로봇 '엘리'를 자사 공장에 순차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휴머노이드 로봇이 두 발로 이동하는 것과 달리 엘리는 바퀴를 이용해 이동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도요타는 2028년부터 매년 1조엔을 투자해 전 세계 60곳 공장에 40만대의 로봇을 배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자동차 생산 현장에서 로봇 활용을 확대해 제조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향후 로봇 사업의 경쟁력 확보에도 나선다는 전략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과 생산에 뛰어드는 배경에는 자동차와 로봇 기술 간 높은 연관성이 자리 잡고 있다. 자율주행차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비전 인식과 공간 학습,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역량 등이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 기술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업체 입장에서는 기존 제조시설과 생산 시스템, 부품 공급망뿐 아니라 자율주행 과정에서 확보한 AI·센서·제어 기술까지 로봇 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하나의 기술 플랫폼을 자동차와 로봇에 동시에 적용해 사업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연구실과 시제품 단계에 머물던 휴머노이드 로봇이 하나둘 실제 공장에 투입되면서 글로벌 업체들의 상용화 경쟁도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향후 경쟁의 초점은 단순히 로봇을 개발하는 데서 벗어나 실제 제조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입증하는 데 맞춰질 전망이다.
아울러 공장 내 적용에 그치지 않고 외부 고객과 시장을 대상으로 로봇을 판매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이제 기술 개발을 넘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생산성과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며 "결국 제조 현장 적용과 외부 시장 확대를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가 향후 로봇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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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황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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