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조직에 항공우주 기능 전면 배치덕티드 램제트·메탄엔진 등 기술 고도화무주 3000억 투자···R&D·생산기지 구축
현대로템이 K2 전차 중심의 지상무기를 넘어 항공우주 분야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키우고 있다. 기존 방산 조직의 이름에 '에어로스페이스(Aerospace)'를 넣고 관련 조직을 확대하는 한편, 항공우주 특화 인력 채용과 생산기지 구축에도 나섰다. 그동안 연구개발(R&D) 단계에 머물렀던 엔진·추진기관 기술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기반을 본격적으로 갖추는 모습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최근 하반기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디펜스솔루션(DS)사업본부를 'AD(Aerospace·Defense)&RH(Robot·Hydrogen) 사업본부'로 변경했다. 해외 방산 사업 조직 역시 항공우주 의미를 더한 'AD글로벌사업부'로 개편했다.
방산 조직 명칭에 항공우주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항공우주를 기존 지상무기 중심의 방산사업에서 확장된 핵심 사업 영역으로 육성하겠다는 방향을 조직 차원에서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로템의 항공우주 사업은 그동안 R&D를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회사는 1990년대 한국 최초의 액체추진로켓 개발에 참여한 데 이어 2000년대 초부터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램제트 엔진 기술을 개발하며 30여년간 항공우주 관련 기술 역량을 축적했다.
최근에는 덕티드 램제트 엔진과 극초음속 엔진, 재사용 발사체용 메탄엔진 등으로 연구 영역을 확대했다. 여기에 최근 들어서는 이 같은 기술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추진하는 재사용 발사체용 메탄엔진 기술 개발 과제를 수주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발주한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기체구조 및 추진기관 핵심기술 과제도 확보했다.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의 경우 실제 제품과 동등한 수준의 상세 설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구성품 단계까지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단순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제품 개발과 생산에 필요한 기술 역량을 쌓고 있는 셈이다.
항공우주 전문 인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로템은 올해 처음으로 항공우주 분야만을 대상으로 별도 채용을 진행했다. 덕티드 램제트 엔진, 극초음속 엔진, 메탄 엔진, 추진기관 시스템 시험설비 등 14개 직무에서 신입·경력 인력을 모집했다.
연초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항공우주개발센터 내 우주모빌리티팀과 항공우주시스템팀을 신설하는 등 연구 조직도 세분화했다. 항공우주 관련 연구개발을 지속하는 동시에 사업화를 뒷받침할 전문 인력과 조직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이다.
연구개발 영역의 고도화와 함께 생산 기반 투자도 진행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3월 전북특별자치도 및 무주군과 항공우주 생산기지 조성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2034년까지 약 3000억원을 투입해 극초음속 제트 엔진과 우주발사체용 메탄 엔진의 연구개발(R&D) 및 생산 기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현대자동차와 체결한 기술협력 역시 이 같은 생산 기반 구축의 연장선이다. 현대로템은 향후 항공우주 생산 공정에 현대차의 AI 기반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고위험 공정의 자동화·무인화를 통해 안전사고를 줄이는 동시에 생산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현대로템의 최근 행보는 항공우주 사업이 기술 개발 중심의 R&D 단계에서 생산과 사업화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연구 인력을 확보한 데 이어 이를 수행할 조직을 구성하고, 실제 생산을 위한 시설까지 마련하면서 R&D 기술을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K2 전차를 중심으로 한 지상무기가 현대로템의 방산 성장을 이끌었다면, 항공우주 분야는 기술과 인력, 생산시설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미래 성장 축으로 육성하는 단계다. 향후 관건은 지금까지 축적한 기술과 생산 기반이 실제 수주와 양산,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방산 사업 부문은 글로벌 민간 항공우주 시대에 맞춰 관련 사업 확대에 비중을 뒀다"며 "메탄엔진과 극초음속 엔진 등 항공우주 핵심 기술의 설계·해석 역량을 고도화하고 연구개발 효율성을 높이며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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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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