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코레일 수주 74%···현대로템, 철도 독주에도 '수출' 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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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수주 74%···현대로템, 철도 독주에도 '수출' 택한 이유

등록 2026.09.18 07:18

김제영

  기자

고속철 4건 모두 수주···기술 경쟁력 우위철도 수주잔고 19.9조···수익은 1.4% 수준우즈벡 고속철 첫 수출, 해외서 돌파구 발굴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현대로템이 국내 철도차량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2021년 이후 체결한 철도차량 계약금액 가운데 경쟁업체의 해지분을 제외한 유효계약 기준 현대로템 비중은 74%에 달했다. 특히 고속철도는 모두 현대로템이 수주했다.

다만 일반 전동차 시장에서 현대로템의 점유율은 10% 내외로 낮은 수준이다. 국내 철도시장의 규모와 발주 구조를 고려하면 철도사업 자체의 수익성을 높이기 쉽지 않은 만큼, 우즈베키스탄 고속철 수출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서 철도사업의 활로를 찾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코레일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2021년 이후 철도차량 계약현황'에서 코레일은 2021년 5월부터 올해 8월까지 철도차량 1391량을 도입하기 위해 총 18건, 3조3208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현대로템은 9건, 602량을 수주해 총 2조2759억원의 계약금액을 기록했다. 전체 계약금액의 68.5%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후 코레일이 2024년 다원시스와 체결한 계약이 해지되면서 현재 유효계약은 17건, 3조779억원으로 감소했다. 해지된 계약을 제외하면 현대로템의 계약금액 비중은 73.9%로 올라간다.

특히 현대로템은 준고속·고속철도 차량에서 강세를 보였다. 코레일이 2021년 이후 체결한 동력분산식 준고속·고속차량 계약 4건은 모두 현대로템이 수주했다. 계약 규모는 총 314량, 1조6608억원이다.

가장 최근 수주한 차세대 고속열차 EMU-370은 상업운행 최고속도 시속 370㎞를 목표로 하는 차량이다. 설계 최고속도는 시속 400㎞이며, 정부의 '시속 400㎞ 차세대 고속철도 도입' 국정과제에 따라 추진된다. 납품기한은 2032년 6월 28일까지로 계약부터 납품까지 5년 이상이 걸리는 장기 사업이다.

현대로템은 이 같은 고속철 분야의 경쟁력이 오랜 기간 축적한 기술과 운행·납품 실적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고속철 차량은 일반 전동차와 달리 고속 주행을 위한 차량 시스템과 구동 기술뿐만 아니라 실제 운행 과정에서의 유지보수 경험과 레퍼런스가 중요한 만큼 신규 업체가 단기간에 진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고속철은 현대로템이 정부와 민간이 함께 국산화 개발을 진행하면서 오랜 기간 기술을 축적해 온 분야"라며 "국내에서 고속철 차량을 개발·양산하고 실제 운행까지 해본 경험이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속철과 달리 일반 전동차 시장에서는 현대로템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우진산전과 다원시스 등이 전동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수주를 확대하면서 현대로템의 국내 전동차 시장 점유율은 10% 안팎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질적으로 현대로템의 국내 철도사업은 고속철 수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평가다. 특히 일반 전동차 시장은 협력사 납품 구조에 가격 경쟁이 치열한 데다 국내 철도시장 자체의 규모가 크지 않아 수익성을 높이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적에서도 이런 상황이 나타난다. 올해 상반기 현대로템의 철도(RS) 부문 매출은 1조1280억원으로 전체의 36.8%를 차지하며 세 사업 부문 가운데 가장 컸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6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영업이익의 1.4% 수준에 그쳤다.

반면 수주잔고는 미래 일감에서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2분기 기준 철도(RS) 부문 수주잔고는 19조8670억원으로 전체의 약 65%다. 방산(AD&RH) 부문 수주잔고도 9조8197억원에 달하지만, 절대적인 수주잔고 규모에서는 철도사업이 앞섰다.

이는 현대로템이 철도사업의 수출을 확대하는 데 공들이는 배경으로 풀이된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우즈베키스탄에 국산 고속철 차량을 처음 수출하며 해외 고속철 시장에서 첫 레퍼런스를 확보했다. 지난 5월 타슈켄트~히바 구간 상업 운행도 시작됐다.

최근 한·우즈베키스탄 정상회담을 계기로 추가 차량 공급 논의가 이뤄지면서 후속 사업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현대로템은 국내에서 축적한 고속철 기술과 운영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 수출을 확대해 철도사업의 규모와 수익성을 함께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국내 철도시장은 규모가 크지 않아 국내 발주만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어렵다"며 "고속철을 비롯해 철도차량의 해외 수출을 확대하고 국내에서 축적한 기술과 협력업체 생태계까지 함께 해외로 확장하는 것이 중요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로템은 철도와 방산에서 확보한 실적을 바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자체를 넓히고 있다. 올해 초 항공우주개발센터 내 항공우주시스템팀을 신설하고 전북 무주에 2034년까지 약 3000억원을 투자하는 항공우주 생산기지 구축에도 나섰다. 지난 7월 기존 디펜스솔루션(DS)사업본부를 항공우주·방산과 로봇·수소를 아우르는 AD&RH사업본부로 개편했다.

방산 호황으로 확보한 재무 여력도 신사업 확대의 기반이 되고 있다. 현대로템의 올해 상반기연결 기준 매출은 3조635억원, 영업이익은 4566억원을 기록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5273억원이며, 전체 수주잔고는 사상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어섰다.

현대로템 철도사업의 성과는 국내 수주가 아닌 해외 사업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국내에서 확보한 고속철 기술과 레퍼런스를 해외로 확장해 수주 규모가 아닌 수익성을 내는 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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