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1년 새 10.42% 상승···성북구 16.52% 올라대출 규제에 15억원 이하 주택으로 매수세 이동거래량 줄었지만 집값 상승···추가 규제 실효성 논란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를 골자로 한 10·15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지 1년이 지났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오히려 10% 넘게 올랐다. 특히 과거 집값 상승을 주도했던 강남권보다 성북·서대문·강서 등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대출 규제로 고가 주택의 매수 문턱이 높아지면서 중저가 주택으로 수요가 이동한 데다, 거래 위축에도 매물이 부족한 시장 상황이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15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10월 셋째 주부터 올해 10월 첫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10.42% 상승했다. 자치구별로는 성북구가 16.52%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서대문구가 14.40%로 뒤를 이었고 강서구(14.39%), 구로구(13.69%), 중구(13.49%), 동대문구(13.42%), 노원구(12.52%) 등도 서울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강남구와 서초구의 상승률은 각각 1.40%, 3.35%에 그쳤다. 서울 전체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는 동안 강남권의 오름폭은 상대적으로 제한된 셈이다. 강남 집값이 먼저 오른 뒤 인근 지역으로 상승세가 번지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의 상승률이 강남권을 앞서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 같은 지역별 차별화에는 대출 규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을 통해 주택 가격별 대출 한도를 차등화했다.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만 대출받을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실거주 의무도 강화했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매수 수요는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적은 가격대에 집중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15억원 이하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책 시행 직전인 지난해 10월 73.8%에서 올해 9월까지의 거래 기준 77.9%로 확대됐다. 반면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4% 감소했고, 25억원 초과 주택 거래량도 23.9% 줄었다. 대출 한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중저가 주택은 거래 비중이 커진 반면 고가 주택 시장은 위축된 것이다.
거래량에서도 규제의 영향이 나타났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5만9952건으로, 전년 동기 6만7173건보다 10.7% 감소했다. 특히 성동구 거래량은 64.2% 줄었고 마포구와 광진구도 각각 54.5%, 52.2% 감소했다. 강남구(-34.0%), 서초구(-26.1%), 송파구(-14.2%) 등 강남3구 역시 거래가 줄었다.
반면 서울 외곽 지역에서는 거래가 늘었다. 도봉구 거래량은 전년 동기보다 62.9% 증가했고 금천구(62.1%), 중랑구(56.6%), 노원구(51.0%), 강북구(41.9%)도 큰 폭으로 늘었다. 고가 주택의 매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지역으로 실수요가 이동한 결과로 해석된다. 다만 올해 9월 계약분은 신고 기한이 남아 있어 거래량 감소 폭은 최종 집계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주목할 점은 거래가 줄어든 지역에서도 집값 상승세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성동구와 마포구의 아파트값은 대책 이후 각각 11.40%, 11.01% 올랐고 동작구와 광진구도 각각 10.83%, 10.44% 상승했다. 강남권과 한강벨트의 거래가 위축됐다고 해서 해당 지역의 가격이 일제히 하락한 것은 아니다. 매수 여력이 있는 수요가 남아 있는 데다 선호 입지의 희소성이 가격을 지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가 고가 주택의 매수 여력을 제한했지만, 시장 전반의 수요를 억제하기보다는 가격대별 수요 이동을 유도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한다. 중저가 주택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해당 지역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 만큼, 투기 수요 억제를 넘어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에서 추가 규제의 실효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10·15 대책으로 넓은 지역이 한꺼번에 규제지역으로 지정되고 주담대 한도도 고가 주택일수록 적어지니 금액에 따른 주택 수요가 나뉘었다"며 "중저가 지역에 수요가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 가격 상승이 완전히 차단됐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지금은 실수요가 시장을 움직이는 상황임이 확인된 것"이라며 "애초에 투기 수요를 잡고자 대책을 내놓았던 것인 만큼 이제는 정부가 실수요를 규제할 게 아니면 추가로 내놓을 수 있는 대책이라는 게 모호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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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주현철 기자
jhchul37@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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