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시스템, 한화오션 지분 1.4조 유동화키움·KB 등 4개 증권사 인수 거래 참여조달비용·신용위험 관리가 수익성 변수
대기업들이 보유 주식을 활용한 주가수익스왑(PRS) 거래를 잇따라 추진하면서 증권사들의 투자은행(IB) 사업에도 새로운 수익 기회가 열리고 있다. 회사채 발행이나 신규 차입 외에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늘면서 증권사들도 대규모 PRS 거래 확보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특히 우량 대기업과의 거래는 주가 변동에 따른 손익을 계약 상대방과 정산하면서 금융비용을 수취할 수 있어 기존 IB 사업을 보완할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은 지난 16일 보유 중인 한화오션 보통주 2216만9660주(지분율 7.24%)를 약 1조3834억원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9일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했으며 대금 결제일은 21일로 정했다. 이번 거래에는 계약기간 1년의 PRS가 결합됐다.
이번 거래에는 키움증권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가 참여했다. 실제 주식 양수인은 키움증권과 특수목적법인(SPC) 6곳 등 총 7곳으로 구성됐다.
키움증권은 약 5092억원 규모의 한화오션 주식을 직접 인수한다. KB증권은 SPC 3곳을 통해 약 5092억원, 한국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각각 SPC 2곳과 1곳을 통해 약 1825억원 규모의 거래에 참여했다.
한화시스템이 PRS를 활용한 것은 올해 들어 두 번째다. 지난 4월에도 한화오션 지분을 활용해 약 1조70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두 차례 거래 규모를 합하면 약 3조834억원에 달한다.
다른 대기업에서도 유사한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포스코홀딩스는 보유 중인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DX 지분을 활용해 약 2조5000억원 규모의 PRS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NH투자증권과 KB증권,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등 5개 증권사가 거래에 참여했다.
특히 키움증권은 당시 포스코인터내셔널 주식 약 4727억원어치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한화오션 거래까지 포함하면 올해 두 건의 PRS 관련 주식 취득 결정액만 약 9819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이달 초 SK 주식 약 4000억원어치를 PRS 방식으로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거래 상대방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으로, 계약기간은 3년이다. 대기업뿐 아니라 개인 대주주의 보유지분 유동화 과정에서도 증권사의 PRS 활용이 확대됐다.
기업들이 PRS를 활용하는 이유는 보유 주식을 통해 단기간에 대규모 자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채 발행이나 금융기관 차입 외에 별도의 자금조달 수단을 마련할 수 있고 보유지분을 시장에 한꺼번에 매각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매물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다만 PRS가 회사채보다 반드시 저렴한 것은 아니며 계약에 따른 금융비용과 향후 정산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기업들의 이러한 자금 수요가 수수료와 금융수익을 확보할 기회로 이어진다. PRS는 기초자산의 주가 변동에 따른 손익을 계약 상대방과 정산하는 구조다. 주가가 하락하면 기업이 차액을 보전하고 상승하면 반대로 차익을 정산받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는 일반적인 자기매매 투자와 달리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모두 부담하지 않고 약정된 금융비용을 수익으로 확보한다. 특히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과의 거래는 정산금 회수 위험을 상대적으로 낮출 수 있어 IB 사업의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차주의 신용도나 기초자산 가격 변동 같은 근본적인 위험은 거래 형태와 관계없이 존재한다"며 "다만 증권사가 지분을 직접 인수해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구조가 아니라면 유동성이나 자본비율 관리 측면에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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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호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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