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가 쇼핑부터 결제까지 대행···소액·고빈도 거래 시대 예고금융사 앱 넘어 AI가 고객 접점으로···자체 에이전트·API 경쟁력 중요고객 정보 쥔 빅테크가 금융 관문 장악할 수도···금융사 종속 우려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상품 검색부터 예약·결제까지 대신하는 시대가 다가오면서 금융회사도 기존의 '간편결제'를 넘어 새로운 결제 체계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제 주체가 사람에서 AI로 확장되는 만큼 금융권이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를 위기이자 기회로 삼아 주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지현 SK AI위원회 부사장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서울핀테크위크 2026'에서 "AI 에이전트 시대에는 간편 결제를 넘어 AI를 위한 새로운 결제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5년간 사람이 스마트폰으로 금융서비스를 이용했다면 앞으로는 AI 에이전트가 고객과 금융회사를 연결하는 새로운 관문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기존에 사람이 직접 거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서 우리가 위임한 AI 에이전트가 대신 물건을 찾고 쇼핑을 하고 예약을 하고 결제를 하는 시대가 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이런 변화에 맞춰 결제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AI 에이전트가 여러 서비스와 상호작용하며 거래를 수행하면 사람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도 다수의 결제가 실시간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 규모가 작더라도 결제 횟수가 크게 늘어날 수 있고 거래 취소와 환불까지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해질 수도 있다고 봤다.
김 부사장은 이 같은 결제 방식을 '위임 결제'라고 정의했다. 고객이 일정한 조건과 권한을 설정하면 AI 에이전트가 그 범위 안에서 거래를 실행하고 반드시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경우에만 별도의 승인을 받는 방식이다. 그는 "AI 에이전트가 수많은 결제를 수행하게 되면서 소액 결제도 대폭 늘어날 것"이라며 "마이크로 결제를 비롯한 다수의 거래가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회사는 AI 에이전트와 연결되는 금융 API를 마련, 이번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고 김 부사장은 조언했다. 고객이 사전에 허용한 금액과 조건에 해당하는 거래는 자동으로 처리하되 추가 판단이 필요한 거래는 사용자 승인을 받도록 구분하는 방식이다. 거래 내역과 승인 과정도 기록해 분쟁이나 환불 요청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수익 모델 역시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거래 건수가 급증하면 기존처럼 개별 거래마다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보다 여러 거래를 묶어 정산하거나 사용량에 따라 과금하는 방식이 필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고객과 금융회사를 연결하는 접점의 변화'에서 오는 위기는 잘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기존 모바일 금융에서는 은행이나 핀테크 기업의 앱이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주요 창구였지만 개인 AI 에이전트가 이 역할을 맡으면 금융회사가 고객과 직접 만나는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김 부사장은 "AI 에이전트가 고객 접점을 장악할 경우 고객의 의도와 맥락에 관한 정보도 에이전트를 운영하는 기업에 집중될 수 있다"며 "금융사들이 AI 에이전트를 보유한 빅테크 기업에 종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는 자체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동시에 외부 빅테크의 에이전트가 자사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API와 데이터 제공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분석이다. 고객 접점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플랫폼만 고집하기보다 다양한 에이전트와 연결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자체적인 에이전트 개발과 다른 외부의 마스터 에이전트에게 우리의 금융 서비스를 잘 제공할 수 있는 API부터 데이터를 잘 제공할 수 있는 기술, 이 두 가지가 모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사들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은 사용자가 에이전트한테 줬던 위임을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신뢰도 높은 형태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력"이라며 "그 경쟁력을 기술로 어떻게 지킬 것이냐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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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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