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0.11%p 초접전··· '델타·산은' 25% 캐스팅보트에 쏠린 눈

산업 항공·해운 한진칼 파장 ①

0.11%p 초접전··· '델타·산은' 25% 캐스팅보트에 쏠린 눈

등록 2026.11.06 10:10

수정 2026.11.06 11:00

권지용

  기자

조원태 vs 호반 지분 전쟁 속 내년 3월 주총 '3%룰' 격돌 예고매출 23조 통합 대한항공 출범 앞두고 '경영 연속성' 시험대

편집자주
호반그룹이 한진칼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의 지분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양측의 지분 경쟁은 오는 12월 17일 출범할 통합 대한항공의 경영 안정성과도 맞물려 있다. 통합 이후에는 저비용항공사(LCC) 출범과 항공정비(MRO) 인프라 확충, 글로벌 노선 재편 등 후속 과제도 이어진다. 호반그룹의 투자 배경과 산업은행의 역할을 짚고, 통합 항공사의 경영체제와 경쟁력 확보 과제를 살펴본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진그룹 지주회사 한진칼의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호반그룹이 장기간 지분을 늘린 끝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을 0.11%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조 회장은 370억5000만원 규모의 주식 추가 매입 계약을 체결하며 대응에 나섰다. 거래가 예정대로 완료되면 조 회장 측 지분율은 호반그룹을 다시 앞서게 된다.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앞두고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경쟁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은 지난 4일 최대주주가 기존 '조원태 외 18인'에서 '호반건설 외 3인'으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호반그룹 측 보유 주식은 1381만4053주로 지분율은 20.69%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측은 1373만8919주(20.58%)를 보유하고 있다. 호반그룹이 7만5134주, 0.11%포인트 앞선다.

호반그룹은 2022년 사모펀드 운용사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을 인수하며 주요 주주로 부상했다. 이후 계열사들을 통해 지분을 꾸준히 늘렸다. 지난 7월 10일 기준 20.15%였던 지분율은 추가 장내 매수를 거쳐 20.69%까지 높아졌다. 호반그룹은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했으며 현재 관련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조 회장도 추가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일 한진칼 보통주 32만5000주를 주당 11만4000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액은 370억5000만원이다. 거래 예정 기간은 12월 3일부터 2027년 1월 1일까지다. 계획대로 매입이 완료되면 조 회장 측 지분율은 현재 20.58%에서 약 21.07%로 높아진다. 호반그룹의 추가 지분 변동이 없다면 조 회장 측이 다시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

한진그룹은 이번 주식 매입 목적을 책임경영 강화라고 밝혔다. 조 회장이 직접 지분을 추가 확보하는 것은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앞두고 경영 책임을 강화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다만 실제 취득은 아직 이뤄지지 않은 만큼 최대주주 재변경 여부는 거래 완료 이후 확인해야 한다.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한진칼의 경영권은 양측의 지분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델타항공은 14.90%, 산업은행은 10.58%를 보유하고 있다. 두 주주의 지분을 합하면 25.48%다. 델타항공은 대한항공과 조인트벤처(JV)를 운영하는 전략적 파트너다. 산업은행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지원하며 한진칼에 출자한 정책금융기관이다. 두 주주의 지분을 조 회장 측의 확정적인 우호 지분으로 간주할 수는 없지만 의결권 행사 방향에 따라 경영권 경쟁의 판세가 달라질 수 있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도 변수다. 산업은행 추천으로 선임된 독립이사들의 임기와 후임 선임 절차, 호반그룹의 이사회 참여 여부 등에 따라 이사회 구성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호반그룹이 이사 후보를 추천하거나 경영 참여를 요구할 경우 주주 간 표 대결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집중투표제와 감사위원 선임 때 적용되는 3%룰 등 개정 상법에 따른 의결권 구조도 살펴야 한다. 다만 호반그룹의 이사회 진입 계획이 공식 확인된 것은 아니다.

한진칼의 지배구조 경쟁이 주목받는 이유는 통합 대한항공의 출범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2월 17일 통합 항공사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후 양사의 노선과 항공기, 정비 체계, 인력 운영을 하나로 묶는 후속 통합 작업이 이어진다. 2027년 3월에는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을 합친 통합 LCC도 출범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과 실행력이 중요하다. 항공기 도입과 노선 재편, 정비시설 투자 등은 단기간의 실적보다 장기적인 수요와 비용 구조를 고려해야 하는 사업이다. 경영권 경쟁이 장기화해 의사결정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통합 작업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조 회장 체제의 유지가 당연한 것은 아니다. 기존 경영진 역시 통합 이후 성과와 책임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다만 통합을 주도해 온 경영진이 후속 작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구조가 항공산업의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한진칼 최대주주가 바뀐 상황에서 지분율 경쟁보다 통합 항공사의 경쟁력을 우선할 지배구조를 마련하는 일이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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