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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더위 먹었나?···연이틀 전산사고(종합)

거래소, 더위 먹었나?···연이틀 전산사고(종합)

등록 2013.07.16 17:08

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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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장 공백 속 총체적 기강해이 지적도 나와

한국거래소에서 전날 전산장애가 발생한지 하루도 안돼 또 다시 야간선물시장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터지자 증권 전산시스템 관리에 구멍이 났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거래소 신임 이사장 선임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잇따라 사고가 터지자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야간선물 거래 중단···전력 공급 장치 파손 때문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새벽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연계 야간선물 거래가 급작스럽게 중단된 것은 거래소의 정전 때문이다.

새벽 1시 22분께 거래소에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 일부가 파손돼 여의도 서울사옥 본관과 별관 전체가 정전됐다. 파손된 장치는 전선을 지지하는데 쓰이는 '애자'(insulator)로 지난 2010년 설치돼 낡은 상태는 아니었다.

거래소는 정전이 발생하면 비상 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배터리를 사용하는 무정전 전원 공급장치로 전산 시스템을 보호하고 서버가 과도한 열을 받는 것을 방지하는 항온항습기를 비상 발전기로 가동해야 한다.

그러나 이날은 비상 발전기를 발 빠르게 돌리지 못해 사태가 커졌다. 거래소는 다음날 정규시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안전 조치를 하느라고 정전 27분 후에야 비상 발전기를 가동했다.

항온항습기가 멈춰 열을 받은 서버는 이미 다운된 상태였다. 뒤늦게 비상발전기를 돌려 사태를 정상화하려 했지만, 시세 공급 등이 계속해서 늦어졌다.

거래소는 결국 야간건물 시장 마감을 2시간 앞둔 새벽 3시 시장의 매매거래를 중단시켜야 했다.

전날에도 거래소는 오전 장에서 1시간여 동안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시세 단말기에 코스피지수를 10여 분 차이 나게 지연 전송하는 전산 사고를 냈다.

◇거래소 “안정적 관리 못해 송구”

거래소는 이와관련 거래소 기자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전사고로 인해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코스콤 설비 운용인력 증원 및 24시간 비상 대비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 측은 “전원 공급 중단으로 전산 기계실의 온도를 조절하는 항온항습기 가동이 멈춰 고온현상이 발생돼 서버가 다운됐다”며 “이번 전산사고에 따른 손해배상은 거래소 업무규정과 관련된 법규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사고가 발생한 새벽 3시 이후 다우 지수를 비롯 관련 지수의 변동이 미비해 가격 변동 부분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현재 시장 관련 부서에 질의가 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홍기 상무는 “새벽 1시22분 사고가 발생했고 3시에 CME 야간시장이 중단됐다”며 “대책을 마련해 앞으로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사고 원인에 대해 “흔하게 일어나는 경우는 아니다”며 “애자가 사기형 제품으로 2만2000볼트의 전압이 흘러 파손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원인은 추후 조사를 거쳐봐야 알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3시에 금융감독원과 전산사고에 관한 회의를 거쳐 추가조치에 대해 논의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사장 공백속 연이틀 전산사고···기강 해이 지적도

한국거래소에서 연이틀 전산사고가 일어나면서 주위에선 날선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한국 증시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거래소에서 시스템 문제가 발생하면서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는 총체적 기강 해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거래소는 지난달 13일 김봉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사퇴한 후 한 달 넘게 수장자리가 공석인 상태다.

한 거래소 내부 관계자는 “현재 이사장이 직무대행을 맡고 수십년간 쌓인 노하우가 있는 만큼 업무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라면서도 “일시적으로 직원 기강이 해이해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시선도 곱지 않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증권사나 소비자에 피해를 입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거래소의 기본적인 시스템 관리능력이 의심될 만큼 최근 사고는 의미가 크다”고 지적했다.

장원석 기자 one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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