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경제중심지 양곤에서 약 1시간 떨어진 서부해안의 짝퓨(Kyauk Phuy)에서 다시 전용 헬기를 타고 벵골만 상공을 25분 가량 날자 대우인터내셔널의 13년 간의 결실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해수면에서 탑사이드를 지탱하는 자켓(높이 128m, 2만2000t)과 수면 위에 5층 규모의 탑사이드(높이 110m, 2만6000t)로 구성돼 있는 쉐(Shwe) 플랫폼을 방문하자 그 웅장함이 시선을 압도 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끝없이 펼쳐진 망망대해와 110m 길이의 플레어타워(Flare Tower) 위의 화염이었다. 가스가 생산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한 이 화염에 그동안의 대우인터의 땀과 노력이 결실로 뿜어져 나오는 듯 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2000년부터 시작한 미얀마 가스전 사업의 탐사·개발 과정의 대장정을 마치고 지난 15일 생산·판매를 시작했다.
지난 2000년 탐사권을 획득 후 탐사·개발 과정을 거쳐 2004년 A-1광구 쉐 가스전, 2005년 쉐퓨, 2006년 A-3광구에서 미야 가스전을 발견했다. 이후 각고의 노력 끝에 13년이라는 긴 시간과 2조원을 투자한 대규모 사업 결실을 맺었다.
이러한 결실을 맺기까지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지난 2003년 대우인터는 큰 위기를 맞이하며 선택의 순간을 맞이했다.
해수면 이하 3000m까지 파내려갔으나 가스를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공동 시추를 진행했던 인도 기업 2곳은 시추 포기를 선언하며 대우인터의 고민은 더욱더 깊어져만 갔다.
측면 시추를 시도하고 싶었지만 실패시 수백억원의 손실을 대우인터 단독으로 부담해야 했기에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지역이었기에 대우인터 관계자들은 과감히 밀어부쳤다.
미얀마 가스전에 회사의 운명을 내 건 순간이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또한 해당지역은 1970년대 세계적인 에너지기업이 탐사했지만 모두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탐사를 포기하고 나온 지역이다. 그만큼 어려운 탐사 결정이었다.
미얀마 현장에서 탐사 과정을 진두지휘했던 양수영 자원개발부문장(부사장)은 “가장 유력한 지역이었기에 강력하게 밀어붙였다”며 “하루만에 임시 이사회를 열고 시추를 강행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1999년 대우그룹 부도 후 워크아웃 상태에서 뛰어든 사업”이라며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회사 전체의 숙원 사업인 미얀마 가스전 사업이 생산을 시작하게 됐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이곳 해저 생산설비에서 뽑아 올린 가스는 해상의 생산플랫폼에서 정제 처리된 후 해저 가스관을 거쳐 미얀마 서부 해안의 짝퓨 지역에 위치한 육상가스터미널로 이동한다.
이렇게 모인 가스는 미얀마와 중국 내륙의 육상 가스관을 거쳐 중국 국영석유회사인 CNPC의 자회사 CNUOC에 판매를 시작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이번 미야 가스전 생산을 시작으로 향후 생산 계획에 맞춰 쉐와 쉐퓨 가스전에서도 가스를 뽑아낼 계획이다.
회사는 일일 2억 입방피트 생산을 시작으로 1년 동안의 단계적 증산 기간을 거쳐 내년 하반기 정상 생산에 이르면 일일 5억 입방피트(원유 환산 시 약 9만 배럴)의 가스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쉐, 쉐퓨, 미야 3개 가스전의 가채매장량은 4.5조 입방피트로 향후 25~30년 간 가스를 생산할 수 있고 이는 국내 천연가스 소비량의 3년 치에 해당하는 대규모 양이다.
대우인터는 가스 생산으로 향후 25~30여년 간 연 평균 3000~4000억 원의 세전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대우인터의 세전 이익 1250원의 약 3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로서 대우인터의 자원개발 비중은 27%에서 2017년 66%로 확대되어 회사 전체 세전 이익 구조가 완전히 뒤바뀌게 되어 무역 중심의 종합상사에서 자원개발 중심의 전문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업계는 대우인터의 미얀마 가스전 사업은 워크아웃 시절 투자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특유의 도전 정신을 발휘해 일구어 낸 성과라 평가하고 있다.
한편 150여명의 직원들이 28일 주기로 하루 12시간씩 2교대 근무를 하고 있는 해상 플랫폼은 안전에도 각고의 신경을 썼다.
주시보 해외생산본부장(전무)는 “강력한 사이클론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으로 대비에 철저히 했다”며 “100년 치 싸이클론 데이터를 분석해 피해가 없도록 플랫폼을 생산했다”고 말했다.
또한 주 1회 비상탈출 훈련을 진행하고 있으며 스탠바이선이 플랫폼 주위에 상시 대기하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등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있다.
현장을 안내한 백승돈 부장은 “오히려 육지보다 플랫폼이 안전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우인터의 이번 미얀마 개발사업은 한국의 독자적인 기술력과 노하우가 만들어낸 한국의 해외 자원개발분야의 모범사례이자 새로운 이정표로 남게 됐다.
대우인터는 탐사권 획득부터 탐사, 개발, 생산까지 운영권자로서 전 과정을 함께 했으며 현대중공업과 생산플랫폼, 해저·육상 가스관, 육상가스터미널 등 가스 시설물을 설계부터 설치까지 함께 하며 우리나라 자원개발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대우인터는 종합상사라는 틀에서 벗어나 자원개발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중이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미얀마 짝퓨=이주현 기자 jhjh13@
뉴스웨이 이주현 기자
jhjh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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