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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깡철이’ 이후 차기작 ‘인민을 위해’ 가능성 크다”

[인터뷰] 유아인 “‘깡철이’ 이후 차기작 ‘인민을 위해’ 가능성 크다”

등록 2013.10.21 11:42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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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사실 배우 유아인과의 인터뷰는 조금 겁이 났었다. 올해 28세인 유아인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바른말 혹은 줏대 있는 말 잘하기로 소문난 2030의 대표 배우 아닌가. 자칫 그와의 대화에서 무식이 탄로 나면 어쩔까하는 솔직한 마음이 컸다. 하지만 영화 ‘깡철이’를 본 뒤 조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혹자는 혹평에 혹평을 거듭했다. 부산을 배경으로 하고 깡패가 등장하기에 곽경택 감독의 ‘친구’ 아류로 불렀다. 공교롭게도 감독이 ‘친구’에서 조감독으로 참여한 안권태 감독이다. 안 감독도 부산 출신이다. 출연 배우들도 그랬다. 드라마 ‘친구’에 출연했던 이시언이 나온다. 영화 ‘친구’에 등장한 김정태가 깡패 두목이다. 이건 냄새가 나도 너무 ‘친구’스럽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담백했다. 그냥 담백한 유아인이 존재했다. 다른 배우들도 그랬다. 오해를 했다.

개봉 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유아인과 마주했다. 처음 만난 그에게 우선 놀랐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엔티크’를 통해 이른바 ‘예쁜남자’의 선두주자로 불렸던 그다. 하지만 막상 마주한 그는 상남자였다. 키도 상당히 컸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유아인은 “나답지 않은 모습을 많이 보여 주려 노력했다”면서 “일반 대중들이 알고 있던 예쁜 남자 혹은 ‘완득이’의 반항아 모습은 지우려고 했다. 잘 됐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며 특유의 헛웃음을 내뱉었다. ‘완득이’애 대한 얘기가 나왔다. 사실 ‘깡철이’ 제작 당시부터 유아인의 출연 결정이 났을 때 ‘완득이’와의 이미지 중복이란 지적이 많았다. 유아인은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했다. 그리고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쏟아냈다.

그는 “리얼리티의 기준으로 보자면 ‘완득이’가 정말 영화다. ‘깡철이’는 좀 담백한 느낌이 강하다고 해야 할까”라며 “현실적이라는 게 더 맞겠다. 극중 ‘엄마가 죽었으면 좋겠다. 나도 좀 살자’라는 대사를 봐라. 현실 속 진짜 아들이 엄마에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런데 깡철이의 상황이라면 글쎄 가능하지 않을까. ‘나도 좀 살자’ 이 대사가 정말 먹먹했다”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유아인이 밝힌 대사는 영화 속에서 ‘버스’ 장면에 등장한다. 이 장면은 영화를 통틀어 ‘깡철이’의 감정이 폭발하는 단 한 번이다. 그 외는 모두가 관객들의 감정을 건드리는 신들이다. 두 장면의 구분을 짓기 위해 가장 중요했던 것은 수위 조절이었다.

유아인은 “감독님과 대화가 많았다. 감독님이 생각하는 깡철이와 내가 생각하는 깡철이가 좀 달랐다”면서 “버스 장면은 깡철이의 아픈 속마음이 등장하는 장면이지만 나머지는 모두가 관객들에게 여운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국 감독님도 내 생각에 동의를 해주셨다”고 웃었다. 그의 말대로 영화 ‘깡철이’는 대놓고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장면이 많다. 하지만 일부는 코미디의 그것을 넘어서기도 한다. 적당한 ‘밀당’(밀고 당기기)이 ‘깡철이’ 특유의 감성을 살리는 데 한 몫을 했다. 이를 유아인은 좀 더 디테일하게 설명했다. 그는 “주제나 소재 자체는 상당히 통속적이다. 하지만 표현 방식은 내가 알고 있는 영화 가운데 가장 세련됐다고 생각한다”고 ‘깡철이’를 추켜세웠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전작 ‘완득이’의 성공이 너무 컸기 때문일까. ‘깡철이’ 출연도 사실 한 번 고사했었단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다시 읽은 뒤 출연을 결정했다. 앞서 설명한 이유가 컸다.

그는 “세상살이 힘들다고 매일 울고만 있는가. 그렇지 않다. 웃기도 하고 쌈박질도 하고, 때론 사랑도 하고 그게 세상사는 맛 아닌가”라며 “감정의 완급 조절 혹은 절제가 적절히 베어있는 작품에 눈이 가기 시작한다. 조금은 어떤 맛을 느껴가는 것 같다”고 웃었다.

실제 모습도 ‘깡철이’ 같은 효자일까. 유아인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워낙 오랜 시간 동안 자취 생활을 해온 탓에 부모님에겐 그저 한 없이 무뚝뚝한 아들이란다. 물론 ‘깡철이’를 찍고 조금은 생각이 틀려졌다고.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유아인은 “글세,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표현하지 않아서 후회한다는 말을 많이 듣지 않는가”라며 “‘떠나고 나서야 후회한다’는 말을 간접적으로라도 느끼게 된 것 같다. 이제는 좀 살가운 아들이 되보려 한다”고 쑥스러워했다.

흥행 여부를 떠나 유아인은 이미 충무로 또래 배우 가운데 자신만의 영역을 완벽히 구축했다. 조인성이 스케줄 문제로 하차한 블록버스터 영화 ‘권법’의 타이틀롤로 가장 먼저 거론되고 있다. 장철수 감독의 신작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출연도 거의 확정적이다. 이 작품은 19금 장면이 다수 포함돼 있다. 유아인은 “아마도 ‘인민을’에 대해 마음이 솔직히 더 간다”면서 “물론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손사래다.

독립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로 데뷔한 그는 ‘깡철이’까지 또래 배우들이 걷는 정형성에서 다소 빗겨단 발걸음을 보이고 있다. 왠지 모르게 그게 어울려 보인다. 그는 “SNS에 글을 많이 남기는 것도 그냥 나 자신을 표현하는 것 뿐이다”"면서 “내게 동조할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분명히 많다. 싫어하는 사람들까지 설득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그들 때문에 내 목소리를 안낼 이유도 없지 않은가”라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 = 김동민 기자사진 = 김동민 기자

또래 배우들과는 참 많이 틀려 보였다. 왜? 배우 유아인 이니깐.

김재범 기자 cine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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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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