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측 "반도체 업체 원래 재무구조 안좋아···성장성 높게 봤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테스트는 세미텍의 주식350만주를 168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아이테스트는 세미텍의 지분 34%를 소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이번 지분 인수로써 아이테스트는 반도체 패키징 사업에 진출해 반도체 종합 후공정 업체로의 도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피인수되는 세미텍은 SK하이닉스 등 종합 반도체 기업 및 다수의 반도체 팹리스 업체와 협력적 관계를 맺고 있는 반도체 패키징 전문업체다. 지난해 108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아이테스트 관계자는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턴키 솔루션 구축 및 영업 다각화 등 동종업체와의 상호협업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국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번 지분 인수에는 납득이 잘 가지 않는 대목도 있다.
먼저 피인수되는 세미텍의 재무구조가 좋지 안다는 점이다. 세미텍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유동자산이 130억9400만원, 유동부채가 302억원으로 유동자산보다 유동부채가 2배나 많다. 유동자산과 유동부채는 1년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거나 1년 이내에 갚아야 할 부채로 100%가 넘어가면 재무구조가 좋지 않다고 본다. 세미텍의 경우 이 비율이 200%가 넘는다.
지분 취득액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도 의문점이다. 이번 아이테스트는 세미텍의 지분을 주당 4800원에 인수했는데 이날 오후 1시31분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세미텍의 주가는 2920원에 불과하다. 64%나 가격을 높게 책정해 지분을 인수한 것이다.
먼저 세미텍 재무구조에 대해 아이테스트 측은 “반도체 산업은 설비가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 재무구조가 안좋은 회사가 많다”며 “재무구조 부담이 있어도 이번 인수로 종합 후공정 업체가 되면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다고 보고 앞으로의 성장성에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높은 주당 취득가액에 대해서 아이테스트 측은 “세미텍이 지금 업황이 안좋아서 주가가 많이 빠졌는데 1년 전에는 인수가액 만큼의 주가를 보이고 있었다”며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딜이 성사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아이테스트의 세미텍 인수를 호재로 보고 있다. 반도체 후공정 업계는 패키징과 테스트로 이뤄지는데 우리나라는 대만에 비해 업체들이 작은 수준이라 최근 통합돼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추세라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업계 최초의 인수합병 사례라 보고 앞으로 업계 구조도 바뀔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장원석 기자 one218@
뉴스웨이 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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