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효성그룹은 10여년간 500억원을 투자한 끝에 ‘폴리케톤(polyketone)’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슈퍼 플라스틱 소재 부문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폴리케톤 개발은 지난 2004년 소재산업을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구상한 조석래 회장의 특명에서 시작됐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생산하지 못한 폴리케톤이 개발될 경우 향후 엔지니어링플라스틱 소재시장을 이끌 것이란 판단이었다.
폴리케톤은 내열성, 내화학성, 내마모성이 뛰어나 자동차 등 부품산업을 주도할 핵심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효성은 연 1000톤 규모인 ‘폴리케톤’ 생산량을 2015년까지 연 5만톤으로 늘리고, 2020년까지 총 1조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폴리케톤이 대체 가능한 소재산업에 대한 부가가치 창출효과는 약 1조원이고 이를 활용한 전후방 산업을 포함하면 최소 10조원에 달할 것이란 게 효성측 분석이다.
삼성그룹도 최근 수원에 ‘삼성 전자소재 연구단지’를 오픈하며 본격적인 소재 개발에 들어갔다. 그룹간 시너지를 내기 위해 삼성전자, 삼성SDI, 제일모직, 삼성정밀화학, 삼성코닝정밀소재 등 계열사 5곳이 공동으로 투자했다.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그래핀, 첨단 배터리 기술 등이 주요 연구주제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계열사인 제일모직도 노발레드를 인수해 OLED 디스플레이 등 첨단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을 통해 리튬이온분리막, 편광필름 등에서 역량을 모으고 있고 LG그룹도 LG화학을 통해 3D일체형 편광판 등 정보전자소재산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일본 도레이와 힘을 합쳐 탄소섬유를 이용한 차제 소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같은 대기업들의 첨단소재 개발은 그룹 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주력상품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필수요건이 되고 있다.
삼성그룹의 주력인 스마트폰만해도 디자인 혁신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첨단소재 개발은 필수다. 그 예로 휘거나 접을 수 있는 ‘플레서블’ 휴대폰은 배터리 등 내부 부품은 물론 디스플레이까지 모두 휘거나 접을 수 있어야 가능해진다. 최근 삼성SDI나 LG화학이 휘어진 배터리를 선보인 것도 그룹내 주력상품인 휴대폰 경쟁력을 올리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주현 전국경제인연합회 미래산업팀 연구원은 “소재산업 자체가 워낙 전방산업이기 때문에 후방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자동차, 조선, 항공, 전자제품까지 모든 분야에 걸쳐 사용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수요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특히 “기존에 사용하던 철이나 플라스틱 등 소재 자체가 이제 더 고도화된 첨단 소재들로 대체되는 산업소재 변화의 시기가 왔다”면서 “앞으로도 기업들의 소재산업 투자 비중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lucas201@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