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통진당에 대한 정부의 정당해산심사 신청은 위헌정당이라는 판단 아래 내려진 결정이다. 강령 등에서 이들이 북한식 사회주위를 추구하고 있는 것과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의 일부로 보이는 활동을 해온 것이 드러났다는 것이 정부측의 주장이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5월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청원이 접수된 이후 지속적으로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며 “올해 8월 RO(지하혁명조직) 사건이 발생한 이후 지난 9월 법무부에서 위헌정당 및 단체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해외사례 수집뿐 아니라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립해 통진당의 활동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통진당 정당해산심판 청구에 대해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반응은 뚜렷하게 엇갈렸다. 우선 새누리당은 적극적인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추가적으로 통진당의 세비와 정당보조금 지급 중단을 주장했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독일의 평화통일 뒤에는 국가존립과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파괴한 정당에 대한 단호한 처벌이 있었다”며 “과거 독일은 1951년 사회주의 제국당과 1956년 독일공산당 등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세력에 대해 스스로 방어하는 자세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황영철 의원도 “당에서 법률적 검토를 통해 국고보조금 지급, 재산 처리, 비례 대표 승계 등 여러 정당활동에 대해 정지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당의 다양성과 목적을 강조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다만, 이번 심사 처구에 대해서는 절차적인 오류를 지적하면서도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인 데다 국제적으로도 드문 일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면서 “이번 청구는 보편적 가치인 사상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만큼 헌법 가치와 정당의 실제 역사에 기초해 엄정히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통진당 역시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의 목적과 활동에 대해서 국민 앞에서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주장하는 대로 북한식 사회주의 정권 수립을 추구하고 있는지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총선에서 함께 야권연대를 이뤘던 민주당은 통진당 사태로 인한 불똥이 튈까 우려하는 눈치다. 자칫 정부의 행보에 반대하고 있다는 뉘앙스로 비춰진다면 종북 프레임에 휘말릴 수 있어서다. 특히, 헌법재판소의 심리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마무리될 수 있어 선거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헌재의 심리는 통상 180일 가량 진행된다.
통진당은 이번 심사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6일 국회 본청에서 김재연 의원을 포함한 5명이 삭발식을 진행하는 등 정당해산 심사에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홍성규 대변인은 “통진당에 대한 해산심판 청구는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선 반(反) 민주주의 폭거”라며 “박근혜 정부가 겨냥한 것이 통진당만이 아니고 지난 수십년간 우리 국민이 쌓아온 민주주의를 한순간에 짓밟아버린 것”이라며 비난했다.
강기산 기자 kkszone@
뉴스웨이 강기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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