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사업 ‘예산 외 자금’ 편법 동원 더 이상 안돼

재정사업에 예산 외 자금의 편법 동원에 제동이 걸린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1일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이 예산을 사용해 추진하는 재정사업 중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예산이 삭감됐는데도 불구하고 기관이 임의로 운용하는 ‘예산 외 자금’을 편법 동원해 해당 사업을 그대로 추진하는 관행을 줄이기 위한 제도개선이 추진된다고 밝혔다.

국민권익위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예산·기금 외 자금’을 들여 기관들이 추진한 재정사업에서 ▲예산·기금사업과 교차 편성·집행되거나 중복지원 ▲자의적 지원대상 사업 선정이 가능한 포괄적 규정 ▲지원대상 사업 선정과정의 외부 통제 미비 ▲지원사업 집행내역 비공개로 목적 외 사용, 방만한 운영 초래 등의 문제가 드러났다.

예산·기금사업과 편성·집행, 중복지원의 경우 기관이 추진하는 특정 재정사업을 임의로 ‘일반회계사업’과 ‘예산외 사업’으로 교차 편성·집행하거나 예산심의를 받지 않은 예산 외 자금을 이미 편성된 예산·기금사업의 증액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 문화체육관광부의 ‘국제청소년 차문화 대전’ 및 ‘대한민국 다향제’ 사업은 2009~2010년 2년간 일반회계로 예산 편성됐다가 2011년 공익사업적립금으로 이관된 후 다시 2012년 일반회계로 예산 편성되는 등 자의적 편성·집행해 올해 2월 감사원에 적발됐다.

지원사업의 집행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목적 외 사용과 방만한 집행 사례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모 진흥원은 사업추진과 전혀 무관한 타부서 전산직 직원의 급여 지급 용도로 923만원을 지출해 권익위에 적발됐고, 사단법인 모 협회는 타 공단으로부터 유·청소년 축구대표팀 훈련지원 등의 용도로 3년간 802억원의 지원금을 받아 안마시술소 및 전자오락기기 구매에 255만2000원을 사용하고 이를 축구대표팀 훈련비로 사용한 것처럼 공문서를 허위 작성한 행위가 올해 4월 감사원 조사에서 밝혀졌다.

이에 권익위는 ▲개별 법령과 내부지침에 포괄적으로 규정돼 있는 지원대상 사업 선정기준 구체화 ▲지원대상 사업자를 선정할 때는 공모를 하고 외부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심의위원회를 구성·운영해 사업선정의 공정성을 높이도록 했다.

아울러 지원사업에 대한 세부 집행내역을 의무적으로 홈페이지에 공개, 허위?부당 집행한 교부금은 취소·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근거를 신설하도록 권고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이번에 권고한 개선안이 이행되면 공익사업적립금 등 예산·기금 외 재정사업이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조상은 기자 c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