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용률 70% 집착···채용박람회 열었지만 저임금 직종 대부분
고용노동부가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한 ‘시간선택제 채용박람회’에 삼성, SK, LG, 롯데, GS, 한진, 한화, CJ, 신세계, 신한은행 등 대기업 10개 그룹이 참여했다.
이날 박람회에는 20대부터 70대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질 정도로 높은 관심을 모았지만 양질의 일자리는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자리 박람회가 아닌 ‘알바 박람회’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시간제 일자리 확대에 따라 공공부문 양질의 일자리가 저임금·불안정 시간제로 대체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박람회에서 채용을 진행한 한 기업은 주 40시간(하루 8시간) 근무에 월 93만원(세전)의 급여를 제시하기도 했다.
정부가 고용률 70%에 집착하면서 여성과 청년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비판이다. 특히 정부가 시간제 채용을 기업들이 시간제가 불가능한 직무에까지 무리하게 시간제를 적용하면서 고용의 질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앞장서 확대한 시간제 일자리에서 전일제와 시간제의 임금차이가 명확히 드러난다. 민주노총 조사에 따르면 시간제 공무원은 전일제 공무원에 비해 모든 임금에서 50%의 금액만 수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제 일자리가 교대시간·준비시간 등이 늘어나면서 무료노동을 하게 되는 결과도 초래한다. 특히 4.5시간 등 분단위 계약까지 이뤄지면서 초과 무료노동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시간제 노동의 확대가 단시간 노동력을 공급하는 파견업의 확대로 이어지고 간접고용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업 입장에서도 비용 부담을 걱정하기도 한다. 기존 정규직 1명 대신 억지로 시간선택제 일자리로 2명을 채용하게 되면 사회보험과 복리후생비 등이 2배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민주노총은 박람회 행사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지원하는 ‘반듯한 시간제 일자리’의 시간당 임금은 평균 6840원으로 정규직 노동자 평균 시급의 44.75%에 불과하다”며 “시간제 일자리의 노동조건도 거의 무권리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또 “박근혜정부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채용박람회’는 대기업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양극화 해결에 나서야 하는 사회적 책임을 면제해 주면서 오히련 고용의 질을 악화시키는 선봉대로 나설 것을 부추기는 행사”라고 규정했다.
민주노총은 “박근혜정부는 여성과 청년노동자에게 저임금 차별 일자리 강요를 중단하고 노동권이 존중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즉각 나서라”고 요구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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