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재판부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며 녹음파일과 녹취록의 증거 채택 결정을 미뤄왔다.
재판부는 3일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김정운)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전체 녹음파일 47개와 녹취록 44개 가운데 RO의 5월 두 차례 모임에서 참석자들의 발언이 담긴 파일 등 녹음파일 32개와 녹취록 29개에 대한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녹음 등 통신제한조치 영장 집행의 위탁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은밀히 이뤄지는 조직범죄의 혐의 확보는 내부 조력자의 협조 없이는 어려워 예외적으로 인정했다는 것이 재판부의 설명이다.
또 제보자가 5월 이른바 RO의 두 차례 모임에 참석해 영장에 기재된 피고인들의 발언을 녹음한 행위도 비록 모임 참석자가 130여명에 달한다고 하더라도 영장의 집행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고 재판부는 부연했다.
그러나 해시값 산출 등 디지털 증거 수집 절차를 전담하는 국가정보원 수사관 한모씨가 사건에 투입되기 전에 제보자가 녹음한 15개의 파일과 이를 근거로 작성한 녹취록 15개는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한씨가 업무를 맡기 전과 후로 나눠 녹음파일을 검토했다”며 “한씨 투입 이전 녹음파일은 원본이 남아있지 않은데다 해시값이 사본과 일치하지 않고 수사관이 임의로 파일명을 바꾸기도 해 무결성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통신비밀보호법에 대한 과도한 해석과 적용이고 디지털 증거는 특성상 조작이 쉬워 무결성과 원본 동일성에 대해 엄격하게 봐야 한다며 이의를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반대로 녹음파일에 대해서도 디지털 파일의 엄격한 무결성을 적용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는 검찰의 이의 신청도 기각했다.
이에 따른 채택된 녹음파일과 녹취록에 대한 증거조사는 증인신문 절차가 끝난 다음 날인 7일부터 시작된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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