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보험 해지하고 새롭게 가입하는 보험 ‘재설계’주의

최근 기존보험을 ‘재설계’해주겠다고 접근해 기존 보험을 해지하고 신규보험을 가입하는 사례가 늘면서 금융감독원이 ‘주의’ 조치를 내렸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일부 보험설계사들이 신규 보험계약 발굴이 어려지면서 재설계를 해주겠다고 접근해 보험을 기존 보험을 해지시키는 행위가 늘고 있다.

2012년 6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금감원에 이같은 내용으로 접수된 ‘부당 승환계약’ 민원은 425건에 달한다.

이들은 자사의 보험계약자에게 “기존 보험보다 더 좋은 신상품이 개발됐다”며 새로운 계약을 유도했다.

실제 모 보험사 민원인 김모(40)씨는 지인의 소개로 방문한 보험설계사와 면담한 뒤 타사의 보험계약 3건을 해약하고 보험설계가 안내한 변액보험 신규계약 3건을 체결했다.

이후 김씨는 변액보험의 수익률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설계사가 설명 내용이 과정된 것을 확인했다. 김씨는 기존 보험계약 해약손실금 1100만원을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받지 못하고 있다.

같은 보험사 대리점과 보험사가 마찰을 빚은 사례도 있었다. A보험사 소속 한TM대리점은 최근 A보험사 다른 TM대리점 소속 보험설계사들이 자신의 고객에 접근해 계약을 해지해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보험설계사들은 기존 보험보다 더 좋은 상품이 개발됐다고 설명하면서 기존 보험으 해지하고 신규보험 체결을 유도했다. 이같은 사실을 안 TM대리점주는 보험회사에서 이를 부추겨 고객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같은 보험 재설계가 고객을 위한 것이 아닌 보험사 영업에만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민원을 제기한 사례를 보면 재설계 이후 보험에 문제가 생겼다는 민원이 많았다”며 “새롭고 더 좋은 상품이 나왔더라도 꼼꼼하게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보험설계사가 새로운 보험계약 권유를 하면 기존 보험과 신규보험의 보험료와 보장내용, 해지환급금 비교서를 받을 것을 주문했다.

또 보험게약 이동시 연령, 위험률 증가 등 보험료가 인상되는 점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현재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자에게 계약전 알릴의무(고지의무)를 주장할 수 있는 기간이 2년이다.

암보험은 계약후 90알 이내에 암진단을 받더라도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보험계약 초기 사업비 공제로 해지환급금도 감소할 수 있다.

또 기존에 보험을 해약헀더라도 해지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해지된 계약의 부활을 청구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민원 발생원인을 조사한 결과 보험회사의 승환계약 관련 내규가 미흡하거나 보험설계사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계약자들이 피해를 본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승환계약이 근절될 수 있도록 규정을 재정비하고 교육을 강화토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최재영 기자 som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