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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현 동양 회장 “사기 의도 없었다” 혐의 전면 부인

현재현 동양 회장 “사기 의도 없었다” 혐의 전면 부인

등록 2014.03.27 14:30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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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 위한 조치였을 뿐” 변론에 피해자들 울분

1조3000억원 규모의 사기성CP발행 혐의를 받고 있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영실패일 뿐 의도적인 사기행각은 아니라는 주장에 공판장을 가득 채운 피해자들은 울분을 터뜨렸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부장판사 위현석)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현 회장측은 “사기 등의 혐의는 무리한 공소제기라고 생각한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죄수복을 입은 현 회장이 법정안에 들어서자 한바탕 소란이 일기도 했다. 방청석에 앉아있던 피해자들 사이에서 욕설과 폭언들이 쏟아졌고 일부는 오열하며 자리에 주저 앉았다.

재판장은 장내 소란을 잠재우는 한편 피해자들의 마음을 이해한다면서 퇴장 명령 대신 이후 피해자 진술을 듣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현 회장은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판단해 시기를 놓쳐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동양그룹 가족들, 같이 재판을 받는 이들에 대해서도 모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판의 쟁점은 동양그룹이 의도적으로 투자자를 기망했는지 여부다. 검찰은 CP, 회사채 판매과정에서 동양이 시장 기망행위를 했다고 보고 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사진 = 뉴스웨이DB)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사진 = 뉴스웨이DB)

동양증권을 이용한 투자부적격 CP 회사채를 리스크 검토 절차도 없이 발행했고 지점별로 계열사 CP 회사채 판매를 독려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동양인터내셔널은 현 회장 경영권 유지를 위한 CP발행 도구로 전락했다는 입장으로 발행결과 CP를 매수한 개인투자자들에게 피해가 집중됐다며 비판했다.

이에 현 회장측 변호인은 “경영실패로 인한 피해자들에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기업도산을 야기했다고 해서 사기, 배임죄라고 몰며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무리한 공소제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동양그룹은 IMF와 금융위기를 거치며 손실이 누적된 상태에서 ‘만기가 돌아오는 어음회수를 포기하고 기업 부도’를 내느냐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자금난 해소를 위해 총력하며 회생노력을 계속하느냐’의 갈림길에 있었다”고 밝혔다.

도산 위기가 있었지만 재기의 희망을 품고 기업 회생을 위해 노력했다는 게 변호인단의 주장으로 “만약 이같은 경영활동이 사기나 배임죄로 판결난다면 경영부진으로 도산위기에 처한 기업들은 기업존속을 위해 노력할 의사를 상실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또 “공소장에 변제능력이나 변제가능성만 주목했지 ‘변제의사’가 없었다는 언급은 일절 없었다”면서 “검찰마저 변제의사에 대해서는 부정할 수 없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변호인은 당시 동양그룹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직전까지 적극적으로 자산 및 계열사 매각에 나섰었음을 강조했고 당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며 그룹이 위기에 처했지만 재정상태로만 봐서는 매각 등 구조조정을 통해 충분히 변제할 수 있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배임혐의에 대해서도 계열사의 CP판매 등은 연쇄부도를 막기 위한 조치였음을 강조했다. 신의칙상 금지된 행위를 하지도 않았고 그룹 전체가 공동운명체로서 한울타리안에서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다고 밝혔다.

재판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피고인이 많은 점을 들며 매주 2회씩 총 24회에 걸친 공판기일을 갖고 진술인들을 소환하는 등 강도 높은 심리에 들어갈 계획을 밝혔다.

이날 오후 심리는 검찰측이 동양그룹의 사기성 CP발행과 관련 기망행위를 증명할 증거를 제시할 계획이다.

한편 오전 심리가 끝이나고 이동하는 현 회장을 향해 또한번 피해자들의 고함이 터져나왔다. 피해자들은 혐의를 부인하는 현 회장을 비롯한 피고인들에 “다 안했으면 누가 했나!”, “우리 돈 다 어디갔는데!” 등 울분을 쏟아냈다. 뒤늦게 빠져나가는 변호인들을 향해서도 “사기꾼들을 왜 변호해!”, “돈이면 다냐! 변호인들이 더 나쁘다!”며 맹비난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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