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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혁파 이번만은 가능하기를

[기고]규제혁파 이번만은 가능하기를

등록 2014.04.01 10:08

조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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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프리덤팩토리 대표

규제혁파 이번만은 가능하기를 기사의 사진

한국은 규제가 많은 나라다. 특히 노동규제, 토지규제와 더불어 교육, 의료, 유통 등 서비스업에 대한 규제는 한국을 따라올 나라가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그렇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발전의 여지가 크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의료규제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인도와 태국은 병원의 발전을 통해서 자국민들의 건강 문제도 해결하고 일자리도 만들어내며, 외국 환자를 받아 외화도 벌어들이고 있다. 병원에 대한 대규모의 민간 투자를 가능하게 한 것은 우리가 소위 영리병원이라고 부르는 투자개방형 병원이 허용되기 때문이다.

병원이 대형화 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획기적인 치료비의 인하도 일어나고 있다. 예를들어 벵갈로르의 심장수술 전문병원인 나라야나 흐루다얄라야 병원(Narayana Hrudayalaya Hospital)은 심장수술을 200만원 정도에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수술 가격이 낮기 때문에 과거에는 엄두도 못내던 가난한 사람들도 심장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영리병원은 환자를 착취할 것이라는 걱정과는 정반대의 현상인 것이다. 이런 일이 가능하게 된 것은 가능수술베드가 무려 1,000개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이기 때문에 의사들이 부문별로 전문화할 수 있고, 그것이 수술의 속도와 정확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술의 부작용도 미국 최고의 병원보다 더 낮은 수준이라고 한다.

이 병원의 창시자인 셰티 박사는 병원을 중심으로 아예 도시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런 일들이 가능해진 것은 골드만삭스 등 투자자들의 병원에 대한 투자가 허용되었기 때문이다.


중국도 특구를 지정해서 의료 등의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한국의 의사들이 뛰어난 지식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병원에 대한 규제완화는 새로운 경제성장의 동력이 되고 일자리의 창출원이 될 것이다. 그러는 데에 가장 큰 장애물은 영리병원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극복하는 일이다.

금융 규제의 개혁도 한국인이 가진 큰 잠재력을 발휘하게 만들 것이다. 대학에서 성적 좋은 졸업생들이 금융기관으로 향하지만 그들이 일해 온 은행이나 보험회사 카드사 중에 세계적 기업이 나오지 못한 것은 금융기관에 대한 정부의 규제 때문이라고 한다.

은행과 보험회사와 카드사들은 자그마한 신상품 하나 만들려고 해도 감독관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그 일로 짧게는 2주, 길게는 서너달을 기다려야 한다. 금융기관의 장은 소위 모피아 출신이 낙하산으로 내려오기가 다반사이고, 그러다 보니 금융기관 CEO라면 누구나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에게 머리를 조아리지 않을 수 없다. 한국에서의 금융은 비즈니스라기보다는 절반쯤은 정치에 발을 담궈야 하는 일로 남아 있는 것이다.

이제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는 건전성 규제만으로 국한하고 나머지 비즈니스 활동에 대해서는 정부와 국회가 손을 떼야 한다. 자유가 허용된다면 한국의 금융업도 전자나 자동차처럼 세계적 기업이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 금융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일자리들이 쏟아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유통 산업 역시 발전의 여지가 크지만 규제가 길을 막고 있다. 우리는 생필품의 가격이 뛸 때마다 복잡한 유통구조와 높은 유통마진을 비판해왔다. 그 낙후된 유통의 장본인이 바로 재래시장이고 동네슈퍼라고 보면 된다.

대형마트 같은 새로운 유통기업들이 그 문제를 해결하며 유통혁명을 시작한지 20여년, 어느 정도 문제가 해결되어 가던 중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의 규제를 만났다.

그리고 이제 유통혁명은 멈추어 섰다. 우리나라 같은 규제를 하는 나라는 없다. 유통산업의 발전은 이 규제를 없앨 수 있는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밖에도 교육, 농업 등 낙후된 분야에서의 규제완화는 새로운 성장동력과 일자리 창출의 근원지가 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암덩이라고까지 불러가며 규제혁파를 외치고 있기에 이번만은 가능하기를 기원해 본다.

조상은 기자 cse@

뉴스웨이 조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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