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고 후보의 장녀라고 밝힌 캔디 고(한국명 고희경) 씨는 3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 후보를 비판하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고 씨는 “서울시민은 아니지만 오늘 여러분께 서울 교육의 미래에 대해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쓴다”고 밝힌 뒤 “고승덕 후보는 자신의 자녀들 교육에 대해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고 씨는 고승덕 후보와 박유아 씨(고 청암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차녀) 사이에서 낳은 두 자녀 중 맏딸이다. 고 후보와 박 씨는 1984년 결혼했으나 지난 2002년 이혼했다. 1987년 미국에서 태어난 고 씨는 현재 뉴욕에 거주 중이다.
캔디 고 씨는 “어릴 적 기억을 아무리 더듬어 봐도 자신과 동생의 교육에 대한 아버지의 존재는 기억나지 않는다”며 “매년 아버지의 날은 저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었고 사람들이 아버지의 존재를 묻는 것이 끔찍하게 싫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전화나 인터넷이 있었지만 자녀들에게 연락 한 번 한 적이 없었다”며 “당연히 경제적 지원이나 자녀 교육에 대해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은 사람”이라며 고승덕 후보를 비판했다.
고 씨는 “한국 미디어를 통해 고 후보가 아이들에게 어떻게 공부를 하는지 또 어떻게 해야 성공한 인생을 사는지 강연하는 것을 봤다”며 “자기 자식도 교육시키지 않고 심지어 완벽하게 방치했던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더불어 “고승덕 후보는 서울시 교육감 직책에 출마하는 것 자체가 선을 넘는 행위”라며 “자신이 여기서 침묵하는 것은 서울시민을 기만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돼 글을 쓰게 됐다”고 비판의 배경을 밝혔다.
그는 “교육감의 역할이 한 도시의 교육 정책과 시스템을 돌보는 것이라면 고 후보는 교육감과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며 “자신의 피붙이도 가르칠 뜻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한 도시의 교육 지도자가 될 수 있겠느냐”고 강한 어조로 고 후보를 비판했다.
한편 고승덕 후보는 지난 30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들의 이중국적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자 눈물을 흘리면서 “아들이 무슨 잘못이 있느냐. 잘못이 없다. 아들은 건드리지 말아달라”고 말한 뒤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이에 대해 고 후보는 “아픈 가족사를 세세하게 말하기 어렵지만 아버지로서 결별 과정과 재혼으로 인해 아이들이 받은 마음의 큰 상처에 대해 평생 미안한 마음”이라며 “자신이 지난 10여년간 청소년 활동과 봉사에 매진했던 것도 바로 그것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아래는 고 후보의 딸이 올린 비판 글의 전문이다.
서울 시민 여러분들께,
저는 서울 시민은 아니지만 오늘 여러분께 서울 교육의 미래에 대하여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씁니다.
지금 제 이름은 캔디 고(Candy Koh)입니다. 1991년부터 1998년까지 서울에 살았을 때 이름은 고희경이었습니다. 저는 이번 지방 선거에 교육감 후보로 출마한 고승덕과 박유아 사이에서 난 두 자녀 중 장녀입니다. 최근 지방 선거에서 아버지계서 교육감으로 출마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는 그분의 자녀로서 침묵을 지킨다는 것이 양심에 걸렸습니다. 서울 시민 여러분께서는 혹 당선이 되면 서울 교육을 대표하고 책임질 그 분에 대해서 더 아셔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고승덕은 자신의 자녀들 교육에 대해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어머니와 고씨가 결혼 관계에 있을 1987년 미국 메사추세츠 주 캠버리지 시에서 태어났습니다. 1991년 미국 뉴저지 주에서 제 남동생이 태어난 직후에 우리 가족은 한국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어릴 적 기억을 아무리 더듬어 봐도 저와 동생의 교육에 대한 아버지의 존재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저와 동생을 데리고 미국으로 왔고 뉴욕에 있는 학교에 보냈습니다. 고씨는 한국에 머물렀으며 우리 모두와 더 이상 연락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아버지 없는 생활에 익숙해졌을 무렵 저는 겨우 11살 이었습니다. 매년마다 돌아오는 아버지의 날은 저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아버지는 어디 계시고, 무얼 하시느냐고 묻는 것이 저는 끔찍하게 싫었습니다. 그분과 결코 말을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저는 그저 모른다고 대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전화나 인터넷이 있었지만 저나 동생에게 잘 있는지 연락 한번 하신 적이 없었습니다. 자기 자식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후보에게 연락이나 생일 선물을 받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당연히 경제적 지원이나 자녀 교육에 대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대학에 진학하였고 가장 좋은 성적으로 졸업을 하였습니다. 공익에 대한 관심 때문에 이번 가을에 법대에 성적 장학금을 받고 진학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피가 섞인 아버지 없이도 이만큼 이루었다는 사실에 대해 저는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엄마나 외할아버지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엄마는 혼자서 두 자식을 키웠고, 외할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심리적으로 아버지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미국에서 자라는 동안 한국 미디어를 통해서 고씨가 아이들에게 어떻게 공부를 하는지, 또 어떻게 해야 성공을 하는지 강연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또 그분이 학부모들에게 어떻게 아이들을 최고로 가르칠까에 대해 말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2000년대 초반 무렵이었는데, 저는 매우 화가 났었습니다, 자기 자식도 교육시키지 않고 심지어 완벽하게 방치했으면서 어떻게. 그렇지만 저는 겨우 10대 청소년이었고 미국에 살고 있었습니다.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침묵하는 것 밖에 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한국민들이 그분이 이룬 성취와 소위 그 탁월함을 칭송하는 것을 보면서도 저는 침묵을 지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 목소리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 자신이 미국계 한국인이고 한국 정치 현장에 특별히 관여하는 게 중요하지 않다고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고승덕이 서울시 교육감 직책에 출마하는 것은 선을 넘는 행위입니다. 제가 여기서 침묵한다는 것은 서울 시민 여러분을 기만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분이 전혀 가르치지도, 그다지 말한 적도 없는 그 분의 자녀로서 저는 서울 시민 여러분께 그분은 교육감이란 직책에 자격에 없다는 것을 알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육감의 역할이 한 도시의 교육 정책과 시스템을 돌보는 것이라면, 고승덕은 이 일과 관련이 없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피붙이도 가르칠 뜻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한 도시의 교육 지도자가 될 수 있겠습니까?
교육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그들의 손에 미래가 달려 있는 사람들- 여러분 도시, 민족, 세계의 미래-을 키우는 일입니다. 그분의 딸로서 저는 그분으로부터 교육에 대한 어떠한 지원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서울에 살고 있는 많은 친구와 더불어 한때 서울의 시민이었던 저는 여러분이 살고 있는 도시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결정을 하고 그 직책에 보다 적합한 후보를 선택하리라고 믿습니다. 서울 교육을 진정 염려하고 후보자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 자기 자녀를 돌보면서 시작할 그런 사람을 말입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