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 집값 띄우기 혈안대책없는 거래활성화 가계부채↑전문가 “실질소득 계속 늘어야 효과”전월세난·가계부채 해결책이 먼저
정부는 선거가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임대소득 과세 방침 후퇴를, 여당에선 DTI·LTV 완화 조짐을 보이며 부동산 규제완화를 통한 부양책이 민생경제를 살릴 수 있는 해결책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부동산 업계 전반에서도 시장을 살려야 주거복지 실현은 물론 내수경기 침체를 탈출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정부와 여당, 업계의 일사불란한 행보를 보이는 속내는 거래량 증가와 집값 상승을 염두한 포석이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시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시장이 임대소득 과세 탓에 부동산 경기와 내수 경기가 침체됐다는 정부와 업계의 주장에 대한 근거가 미약하다는 것.
국토부가 지난달 15일 발표한 주택거래량 자료를 보면 1월 5만 8846가구, 2월 7만 8798가구, 3월 8만 9394가구, 4월 9만 2691가구로 매월 증가 추세고 특히 4월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6% 증가하는 등 4개월 연속 전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26대책 발표를 전후한 3개월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도 각각 1.11%, 0.37%로 나타나 침체라고 하기에는 다소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애초 진단이 잘못됐는데 처방이 제대로 됐을 리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게다가 LTV와 DTI 규제 완화는 거래량이 늘어나는 효과보다 도리어 집값 상승을 부추겨 서민의 내집마련을 더 어렵게 할 가능성이 더 높고 임대소득 과세 완화 실현은 근로소득 과세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야당의 반대로 녹녹하지 않다.
특히 집값 상승은 가계부채와 땔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가계부채의 상당 부분을 부동산담보대출이 차지하는 탓이다.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집값 상승과 주택 거래 활성화는 가계부채 문제를 계속 악화시킬 뿐이다.
이 같은 상관관계는 아파트 매매 거래량과 가계부채 증감 추이를 살펴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최근 3년간 거래량이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2년 4분기 부채는 동반 상승했고 다음 해 거래량이 하락하자 부채역시 급감했다.
다른 분기를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정부와 여당 업계의 주장대로라면 두 가지 지표는 반대로 움직여야 정상이지만 현실은 완벽하게 같은 패턴으로 움직이며 부채 감축 대책 없는 주택 거래 활성화는 가계부채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방증했다.
선대인 선대인연구소 소장은 “실질소득이 계속 늘어 구매력이 충분하다면 부동산 거래 활성화가 방법이 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상태라면 거래 활성화는 결국 빚내서 집 사는 사람들만 늘릴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선 소장은 이어 “정부와 여당은 서민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다주택자와 좀비상태인 건설사들을 위한 정책을 쏟아내다 보니 시장에 제대로 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 역시 “정부 정책은 시장에 대한 깊은 성찰과 제도에 대한 이해없이 단순하게 시장 부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시장 활성화보다 현재 시급한 문제인 전월세난, 가계부채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먼저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성동규 기자 sdk@
뉴스웨이 성동규 기자
sdk@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