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하반기 부동산 시장 이끌 3대 변수는

DTI·LTV, 임대소득 과세 완화, 청약제도 개편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스웨이 DB

정부의 부동산 정책 완화가 하반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이 총부채상환비율(DTI), 담보대출인정비율(LTV) 등 금융 규제 완화와 임대소득 과세 완화 방안 등을 통한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방점을 찍은 영향이다.

부동산 정책 완화가 기정사실화 하면서 시장에서는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대만큼이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DTI·LTV 규제 완화기조 =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발언으로 촉발된 DTI·LTV 완화 등 주택규제 완화가 하반기 주택시장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가계부채 증가 등 부작용을 이유로 그동안 규제 완화에 난색을 보이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도 사실상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하반기 시장 기대감은 그 어느때보다 높다.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 방향은 직장인, 젊은 세대 등 대상자별 맞춤형 개편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DTI 등 금융규제를 완화한다면 전세에 머무르 던 수요 층도 매매로 돌아서 주택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주택 공급량 증가와 가격 안정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 소장은 반대의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현재 집값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LTV를 완화하면 특히 수도권에서 60~100%에 달하는 고부채 가구 비율이 급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임대소득 과세 손질도 영향 줄 듯 = 새누리당과 국토교통부 등은 지난달 30일 당정협의를 열어 분양가 상한제 탄력운용과 2주택자의 전세보증금 과세 계획을 철회키로 의견을 모으고 조만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추가적인 보완조치를 내놓기로 했다.

이날 서승환 국토부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분양가상한제 탄력 운영과 재건축 규제 완화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정 협의 후 김성태 국토교통위원회 새누리당 간사도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데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방향으로 보완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기획재정부도 적극적으로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주택임대차 선진화방안은 3주택 이상 소유자의 전세보증금에 대해서만 소득세를 물리지만, 2016년부터는 2주택자도 주택 수와 관계없이 2000만원 이상 소득이 발생하면 과세키로 방침을 정했다.

주택임대소득 과세방안이 부동산 시장을 경색시킨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정부가 후속조처를 내놓기로 했으나 많은 전문가들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장용훈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2·26대책은 투자자들 대상으로 한 과세 방안이어서 실거주자에게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현재 시장은 2·26대책 발표 후 숨고르기를 하고 있어 반등 등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용 역시 그다지 부동산 시장의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할 것으로 분석했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민간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 분양가부터 우선 자율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분양가 상한제를 푼다고 집값이 오를지가 미지수고, 이익이 일부 건설사에 돌아간다는 비난이 높아 국회 문턱을 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약제도 개편 다주택자 시장 참여 높아지나 = 청약요건 완화와 청약가점제도 역시 하반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구매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무주택자 외에도 자금력을 갖춘 유주택자들이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청약요건 완화에 따른 1순위 요건은 1순위 요건은 수도권과 지방 사이 차별을 줄이는 것으로 방향이 잡혔다. 수도권은 가입 기간이 2년 이상이어야 1순위 요건을 충족하지만 지방은 6개월로 다르다.

국토부는 최근 ‘주택청약 가점제 적용 기준 개선 연구’ 용역을 발주해 가산점 만점을 축소하고 기간별로 나뉜 구간 수를 줄여 가산점 격차를 줄이는 방안 등이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4·1부동산 대책에서 주택 청약 가점제를 대폭 완화했다. 전용 85㎡ 초과에 대한 청약가점제 적용을 전면 폐지하고 85㎡ 이하에 대해서는 적용비율을 75%에서 40%로 낮췄다.

주택 교체수요를 지원하기 위해 유주택자(1주택 이상)에게도 가점제 자격을 부여했다. 가점제를 지역별 시장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적용한다는 명분으로 각 지자체장인 시도지사에게 부여된 가점제 비율 조정 권한을 시군구청장에게 위임했다.

국토부는 주택구매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무주택자 외에도 자금력을 갖춘 유주택자들이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게 되면서 주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정남수 선대인경제연구소 자산시장팀장은 “이번 조처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분양시장에 투기세력이 몰려 가격을 폭등시킬 우려가 있어 정작 실수요자의 진입 장벽을 오히려 높혀 거래침체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성동규 기자 sd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