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식 의원은 이날 오후 2시께 넥타이를 매지 않은 검은 양복 차림으로 서울 강서경찰서 현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체포된 이후 유치장 안에서 내내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여온 것과 달리 눈을 내리깔고 무표정을 유지했다.
김 의원은 “혐의를 인정하나”, “처음에는 전면 부인했는데 나중에는 묵비권을 행사한 이유가 무엇인가”, “AVT 금품수수 혐의로도 수사망에 올라 있는데 혐의 인정하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유치장에서 공범에게 쪽지를 왜 보냈느냐”고 취재진이 묻자 입을 꾹 다물었고, “시의원 신분으로 살인사건에 연루돼 국민이 충격을 받았다. 할 말 있느냐”는 질문에는 ‘국민이 충격을 받았다’는 대목에서 책임감을 느끼는 듯 말없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기도 했다.
김형식 의원은 끝까지 입을 열지 않은 채 경찰 호송 차량에 몸을 실었다.
한편 김 의원이 유치장 수감 중에 팽씨에게 건넨 쪽지는 총 3장이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월28일 처음 보낸 쪽지에는 “정말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사과를 받아줄 지 모르겠지만 이렇게라도 고백해야 내마음이 편하겠다. 나를 용서해주길 바란다. 더 적으면 안될 것 같다. 그래도 친구의 얼굴을 보니 좋다”라고 쓰여있었다.
나머지 2장에는 묵비권을 행사하라고 팽씨에 지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엔 “지금 증거는 너의 진술밖에 없다. 무조건 묵비해라. 절대로 위축되지 말고 지금은 무조건 묵비권 하는 게 좋다. 기억해라. 저들(경찰)이 아는 것은 니 진술(바뀔수 있는)뿐이다”라고 적혀있다.
이 쪽지는 모두 팽씨가 경찰에 넘겼다.
경찰은 애초 김형식 의원이 송씨로부터 향응을 받았다고 인정한데다 용도변경에 관한 청탁을 받은 정황이 있어 뇌물수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할지 검토했으나 우선 살인교사 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한편 ‘철도 마피아’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는 레일체결장치 수입·납품업체 AVT 이모 대표의 진술과 관련계좌 추적을 토대로 김 의원이 AVT로부터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해 구체적 대가성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은 “금품수수 첩보가 있는 것은 맞지만 앞으로 계속 확인해야 할 부분이고 필요하면 검찰과 별도로 수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선민 기자 minibab35@
뉴스웨이 김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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