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수장 교체기마다 등판···국민연금, KT 투자목적 변경의 '진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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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 교체기마다 등판···국민연금, KT 투자목적 변경의 '진짜 의미'

등록 2026.02.03 17:04

강준혁

  기자

국민연금 지분 보유 목적 '단순투자→일반투자' 보유 지분율 0.62%p 감소···2대 주주 지위 유지'사외이사 리스크' 개입 가능성···박윤영도 시험대

KT 2대주주 국민연금이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변경하면서 시선이 모이고 있다. 국민연금이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전환한 것은 약 1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KT 경영진과 이사회를 둘러싼 잡음이 쏟아지는 가운데, 내달 주주총회에서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한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전날 KT 보유 지분을 7.67%에서 7.05%로 0.62%포인트(p) 줄이면서 주식 보유목적을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국민연금은 지분 변동 사유로 "단순투자 목적에서 일반투자 목적으로 보유목적 변경"이라고 명시했다.

[DB KT, 케이티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DB KT, 케이티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국민연금은 현대차그룹(8.07%)에 이은 KT 2대주주다. 국민연금은 그간 KT 주요 안건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캐스팅보터' 역할을 해 왔다.

대표이사 교체기 거부권을 내세워 수장 인사에 손을 뻗기도 했다. 예컨대 국민연금은 2022년 12월 연임에 도전한 구현모 전 대표에 대해 "경선 절차가 투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해 사퇴를 이끌어 낸 바 있다. 이어서 2023년 후보로 떠오른 윤경림 전 사장도 같은 이유로 압박해 낙마시켰다.

이에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의 최근 행보를 두고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다시 한번 목소리를 내려는 게 아니겠냐는 추측이 나온다. 현재 차기 수장 후보인 박윤영 전 사장은 커리어 대부분을 KT에서 보낸 '정통 KT맨'이다.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조직 내부 사정에 밝은 박 후보를 꺼릴 수 있다고 본다.

최근 불거진 그룹 거버넌스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내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KT는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여러 차례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해 11월 개정한 이사회 규정과 관련한 논란이 대표적이다. KT 이사회는 이때 조직개편과 부문장급 임원 인사에 대해 이사회의 사전 심의·의결을 받도록 했다. 대표이사의 고유권한인 인사권까지 이사회 허락을 거치게 한 것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경영진 감시·견제란 사외이사의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경영을 과도하게 통제하려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뿐만 아니라 사외이사 개개인에 대해서도 잡음이 새어 나왔다. 앞서 조승아 사외이사(서울대 경영대 교수)가 겸직 논란으로 사퇴한 것에 이어, 이승훈 사외이사는 독일 위성업체 리바다 투자 알선·인사 청탁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회사 안팎에서는 사외이사 총사퇴론이 거론되는 추세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12월16일 국민연금공단 업무보고 자리에서 "의결권을 제대로 행사해야 한다"며 "원시적이고 후진적 경영 행태를 보이는 곳은 확실히 통제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현재 KT 사외이사는 지난달 사퇴한 조 사외이사를 제외한 7명으로 구성된다. 최양희(한림대학교 총장)·윤종수(김앤장 법률사무소 상근고문)·안영균(세계회계사연맹 이사) 등 세 명의 사외이사가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앞서 지난해 3월 김용현(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곽우영(전 현대자동차 차량 IT개발 센터장), 김성철(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이승훈(KCGI 전 글로벌부문 대표) 등 4인 사외이사를 재선임했다. 당시 만료된 4명 이사 전원을 재추천해 스스로 다시 선임하면서 '셀프 연임' 논란에 휩싸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그동안 행보로 보았을 때, 이번 투자 목적 전환은 경영에 목소리를 내기 위한 제반 절차로 점쳐진다"며 "대표이사와 사외이사 자격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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