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우 사장과 박창진 부사장, 문지욱 부사장 등 팬택 경영진은 10일 오전 서울 상암동 사옥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통 3사가 출자전환을 한다면 충분히 독자생존이 가능하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기자회견에 나선 이유는 무엇인가?
이준우 사장(이하 이)=그동안 이통사의 입장, 채권단의 입장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졌지만 팬택의 입장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나온 상황을 봤을 때 지난 8일 이통사가 출자전환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의 생각과 입장, 절박함을 말씀드리기 위해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출자전환과 관련해 이통 3사와 협의한 적이 있나?
박창진 부사장(이하 박)=이통 3사와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채널은 열려 있다. 그러나 채권단과 사업자 간의 결정사항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 없다. 채권단에 이통사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전달한 적은 있다. 그러나 팬택이 직접 나서서 출자전환 여부를 조율하지는 않는다.
▲이통사가 왜 출자전환을 거부한다고 생각하나?
박=8일까지가 출자전환 여부를 결정하는 1차 시한이었다. 이통사가 거부한다기 보다는 아직 아무런 대답이 없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바탕으로 이유를 출자전환 거부 사유를 유추하고 있는데 ‘팬택에게 미래가 없다’거나 ‘경영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 등이 대표적이다. 팬택의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생각하는 출자전환 거부 사유가 있지만 이 자리에서 말하기는 곤란하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회생 가능성은?
이=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이미 경영정상화 방안을 낸 상황이다. 우리가 만든 자료가 아니고 몇 개월간의 실사를 거쳐서 나온 것이다. 방안에는 5개년 계획을 통해 회생이 된다고 나와 있다. 단 조건이 있는데 첫 번째가 재무구조 개선, 두 번째가 투자 유치를 통해서 사업 확장하고 매출을 확대하는 것이다.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독자생존이 가능할 것이다.
단지 첫 단계인 재무구조 개선과 관련해 채권단의 계획대로 수행된다면 팬택의 생존에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경영정상화 방안에는 해외 매출 부분이 2년 뒤부터 늘어나는 것으로 돼 있는데 이것을 1년으로 단축하겠다. 이동통신 3사의 출자전환과 채권단의 경영정상화 방안 시행에 이어 외부 투자까지 유치된다면 팬택은 훨씬 빠르게 정상화 과정을 밟을 것이다.
▲이통 3사가 끝내 출자전환을 거부할 경우 팬택의 선택은?
이=출자전환이 이뤄지지 않거나 경영정상화 방안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다면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워크아웃이 중단될 수 밖에 없다.
▲퀄컴·삼성 등 재무적투자자와는 의견을 나눈 적이 있나?
이=현재 투자를 하겠다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 현재의 재무구조에서는 투자 유치를 안할 것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이 된다면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여러 상황을 지켜보면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법정관리로 갔을 때 팬택이 생존할 수 있는 방안은?
이=법정관리로 가는 것에 대한 계획은 수립하지 않고 있다. 현재는 그렇게 간다고 하면 최후를 준비해야 되는 상황이고 현재로서는 최후를 생각하지 않는다. 법정관리를 가지 않으려는 이유는 첫째로 브랜드 가치 훼손, 둘째는 협력업체의 연쇄적인 도산 우려, 셋째는 지금까지 어려운 상황에서 팬택을 지켜왔던 임직원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다.
▲팬택이 자랑할만한 기술이 무엇인가?
문지욱 부사장(이하 문)=팬택은 세계 시장에서 삼성·LG와 같은 수준으로 빠르게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는 기업이다. 또한 지금까지 누구도 하지 못한 엔드리스 메탈을 구현했고 지난해 9월에는 생체인식 기술을 상용화했다. 지금도 계속해서 보다 진보된 생체인식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광대역 LTE-A 모델도 개발 완성 단계에 있는데 자칫 사장될 수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 속에서 팬택이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은?
이=팬택의 매출 비중은 국내와 해외가 8대2 정도였는데 2분기에는 해외 물량이 국내보다 많았다. 2분기 시장의 특수성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매출이 정상화되면 빠르게 일어설 수 있다. 해외 시장에서도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출시하는 제품을 내놓으면서 실패를 겪었는데 앞으로 팬택이 잘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한다면 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문=최근에 스마트폰 사업 수익성 악화가 이슈가 되고 있지만 향후에도 스마트카·사물인터넷 등의 파생기술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반드시 우리나라에서 이 기술을 키워야 한다. 수익성 악화는 세계적인 회사들이 기술혁신보다는 마케팅 싸움을 벌이면서 일시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라고 본다.
세계적인 큰 기업도 기술을 못 따라가면 무너지는 상황에서 팬택 같은 회사가 사라져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과거에 팬택은 1차 워크아웃의 어려운 시기에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삼성과 비슷한 시기에 출시할 정도로 기술 혁신과 도전정신이 탁월한 기업이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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