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은 14일 송씨가 작성한 '매일기록부'를 토대로 송씨가 공무원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벌인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기록부는 송씨가 하루하루 돈을 쓴 내역을 메모해 놓은 일종의 가계부이지만 검사와 경찰, 구청 공무원, 전현직 시·구의원 등의 이름이 대거 등장해 사실상 로비장부이기도 하다.
그런데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도 검찰 수사와 별개로 이 장부에 적힌 내용에 대한 내사를 벌이고 있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이 수사를 일단락하고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면 수사가 확대돼도 손을 떼는 것이 관례인데,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경찰이 이례적으로 계속 조사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장부는 현재 검찰이 확보하고 있지만 경찰도 장부에 나온 내용을 메모해 놓아 내용을 파악해 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경찰은 김 의원의 살인 교사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보강수사 차원에서 송씨가 김 의원에게 청탁한 부동산 용도변경과 관련된 로비 의혹에 대해 계속 수사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이날 서울지방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기자간담회에서 "송치한 사건(송씨 살인사건) 외에 별건의 사건에 대해서는 추가 단서가 나오면 내사든 수사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이번 사건에 의욕을 보이는 것은 장부에 수도권 검찰청에 있는 A 부부장 검사의 이름이 등장하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가뜩이나 두 기관은 오래전부터 수사권 조정 문제로 팽팽한 긴장 관계를 맺으며 자존심 싸움을 해 왔다. 장부에는 검사와 경찰관의 이름이 모두 있어 검경이 서로에게 칼을 겨누는 상황이지만 경찰이 한결 여유가 있다.
하지만 검찰은 애초 A검사가 받은 금액이 200만원이라고 했다가 이날 300만원으로 금액을 수정한 마당에 '제식구를 감싸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형편이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관련태그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lucas201@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