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개화기 역사와 문화가 혼돈에 접어든 시기 청춘남녀의 폭풍같은 삶을 조망했던 ‘조선 총잡이’가 4일 22회를 끝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조선 총잡이’는 이제 사극에서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게 된 이준기를 비롯해 사극에 최적화된 연기변신을 선사한 남상미와 전혜빈은 배우의 재발견이라는 평을 받았다. 이외에 유오성, 최재성, 이민우, 이동휘, 최철호 등 조연 배우들의 명연기로 인해 드라마는 더욱 빛을 발하여 ‘공주의 남자’를 잇는 퓨전사극의 올바른 예를 보여줬다.
올여름 최고의 기대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지난 6월25일 첫 발을 내딛은 KBS2 수목 특별기획드라마 ‘조선 총잡이’(극본 이정우, 한희정, 연출 김정민, 한희정/제작 조선총잡이 문화산업전문회사, KBS 미디어). 약 3개월 가장 뜨거웠던 여름을 시청자들과 함께했던 ‘조선 총잡이’의 발자취를 따라가 봤다.
◆ 치열했던 수목극 大戰, 마지막까지 1위 수성
이렇게 치열했던 방송3사의 드라마 경쟁이 또 있을까? “편성을 월화드라마로 옮겨 달라”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왔을 정도로 수목극 경쟁은 치열했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조선 총잡이’는 8번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9회분부터는 줄곧 수목극 1위를 수성, ‘넘사벽’ 드라마의 입지를 다졌다.
지난 4일 방송된 최종회는 시청률 12.8%(AGB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로 대단원의 마침표를 찍었다. 결국 마지막까지 정상을 지킨 ‘조선 총잡이’는 최종 승자였다.
◆ 브라운관에 불었던 영화바람. 한국 영웅드라마의 진일보
‘조선 총잡이’는 드라마의 품격을 높였다. 시네마 캠의 괴물로 평가 받는 RED 카메라 시리즈의 최신 기종 에픽드래곤을 도입했고, 카메라 영상팀만 3팀을 꾸리는 세심함으로 영상의 완성도를 높였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풍광을 담아내기 위해 전국방방곡곡을 누볐다. 지난 5개월여의 촬영 기간 동안 남녀 주인공 이준기와 남상미의 이동거리를 합하면 지구 한 바퀴(4만키로)를 돈 것 맞먹는다.
생동감 넘치는 화면 구현과 급이 다른 스케일로 “한국 영웅드라마가 진일보 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낸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 “나빠도 매력적인 걸” 불사조 유오성의 존재감
‘조선 총잡이’에는 “난다, 긴다”하는 최고의 조연들의 집합 장소였다. 고종으로 열연하며 왕 연기의 최고봉임을 재확인한 배우 이민우를 비롯하여 수호계의 수장 김좌영 역의 최종원, 김병제 역의 안석환 등 조연들의 불꽃 연기는 ‘조선 총잡이’에 없어서는 안 될 강력한 무기였다.
특히 박윤강(이준기 분)과 숙명적인 대립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한 불사조 최원신을 연기한 유오성은 소름 돋는 악의 아우라를 만들어내며, 다시 한 번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최종회에서 자결로 죽음을 택했던 그의 최후는 또 하나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 뜨거웠던 팬심(心), ‘장르 이준기’로 ‘조선 총잡이2’ 어때?
‘조선 총잡이’의 또 다른 주인공은 팬심이었다. 드라마 인기의 징표인 패러디물이 쏟아졌고, 팬들은 자발적으로 결집하며 ‘조선 총잡이 감독판 블루레이(Blu-ray)’ 제작 결정과 한정판 판매 예약 완료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천군마마와도 같은 팬심은 벌써부터 민중의 총잡이로 성장한 만월의 흑포수 박윤강의 이야기를 담은 ‘조선 총잡이’ 시즌2를 만들어달라는 청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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