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입주·분양 단지 적용 계획 없어
“건설사-입주민 마찰 시 소송 갈수도”
“입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아파트 브랜드가 없어진다니 현대엔지니어링은 책임지고 브랜드를 바꿔놔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상도엠코타운 한 입주민의 말이다.
현대엠코와 합병한 현대엔지니어링이 최근 ‘엠코타운’을 대체할 브랜드로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를 사용할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엠코타운 입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존 엠코타운 아파트를 ‘힐스테이트’로 바꿔주지 않겠다 해, 이후에 생길 브랜드 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것이다.
입주민들은 기자와의 취재에서 ‘힐스테이트’ 브랜드로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엠코타운’이 인지도가 없는 브랜드는 아니지만 앞으로의 공급이 끊긴 마당에 이름이 바뀌지 않는다면 단지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입주민 전성욱(가명, 52) 씨는 “나는 현대ENG가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사용한다 해서 우리 단지도 당연히 바뀌겠거니 했다. ‘입주한 지 1년도 안 됐는데 벌써 바꾸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안 바꿔주는지는 몰랐다”며 “브랜드가 없어진다는 데 입주민들의 반발이 안 생길 수 없다. 보통 다 이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민 김영애(가명, 44) 씨는 “물론 주민협의회를 거쳐 공청회를 개최해 결정할 문제지만 ‘엠코타운’ 브랜드가 없어진다면 삼성아파트처럼 옛날 브랜드 아파트가 되는 게 아니냐”며 “브랜드를 바꾸는 데 약간의 비용은 들겠지만 무조건 바꿔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 측에서는 기존 입주민들의 바램을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외벽만 바꿔주면 되는 문제지만 등기가 이미 넘어간 사업장은 법적으로 브랜드 교체가 힘들고, 전 사업장을 신경 쓰려면 사 측에 부담이 큰 탓으로 풀이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회사의 공식적인 발표는 기존 입주·분양 현장에는 적용 계획이 없다는 것”이라며 “기존 ‘엠코타운’ 입주민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용료를 현대건설 측에 내야되니깐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며 “민원이 많기는 한데 아직까지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선 판례 등을 미뤄볼 때 입주민들이 원하고 건설사와 협의만 된다면 충분히 바꿀 수 있는 사안인데 현대엔지니어링 취지를 알 수 없다는 반응이다.
‘건축물 대장에 기재 및 관리 등에 관한 규칙’과 법원 판례 등에 따르면 소유자 3/4의 동의를 얻고, 건설사 협의를 거쳐 외관을 변경한 후 구청에 명칭변경을 신청함으로써 새로운 명의를 얻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입주민들이 명칭변경을 요구하는데 시공사가 안해준다면 결국 소송전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전 판례를 볼 때 이 같은 사항에 대해서는 법원에서 입주민의 편을 좀 더 들어 주는 것 같아, 아마 ‘현대엠코’가 ‘힐스테이트’로 바뀌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서승범 기자 seo6100@
뉴스웨이 서승범 기자
seo6100@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