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2,3(원,투,쓰리)’라는 댄스곡으로 데뷔한 3인조 신예 걸그룹이 주목받고 있다. 퍼펄즈. 영단어로 ‘화려한 장식’이라는 뜻의 Purfles에서 따온 그룹명으로 이들은 말 그래도 가요계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싶다는 뜻으로 그룹명을 지었다.
퍼펄즈는 지난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합정동 한 카페에서 데뷔 기념 인터뷰를 위해 뉴스웨이와 만났다. 세련된 외모와 차가워 보이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털털하고 소탈한면을 가진 매력적인 그룹이다. 지난 주 첫 방송 데뷔를 치른 후 한숨 고르는 시점에서 만난 그들은 들뜨고 상기된 분위기에서 인터뷰를 이어갔다.
“처음에는 많이 떨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방송국마다 분위기도 다르고 시스템도 다르다보니 안 해본 방송도 있는데 더 해봐야 알 것 같아요”(은용)
“첫 방송때는 몰랐는데 방송을 거듭할수록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더라고요. 제가 지난주에 인기가요에 출연했을 때 카메라 리허설을 들어갔는데 너무 티나게 안무를 틀린거예요. 제 파트에서 틀린것도 있지만 너무 티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거기에 대한 압박감이 있었는데 인기가요 출연때 가장 많이 떨었어요. 제일 기대했던 방송이였거든요. 그런데 카메라 리허설 때 틀려버리니까 본방송 때 너무 떨려서 멤버들이 저 그런 모습 처음보다고 하더라고요. 그나마 본방송은 무사히 마쳤는데 네 번의 방송 중 가장 아쉬웠던 프로그램이 인기가요였어요. 그 순간을 막상 즐기지 못했던 것 같아서.. 이제 그날을 기점으로 생각이 많으면 안 된다는 걸 알고 무대에 집중하고 앞으로는 더 설레는 마음으로 올라가고 싶어요”(건희)
리더 건희를 비롯해 은용, 우영 세 명의 멤버로 이뤄진 퍼펄즈를 지난 23일 방송 데뷔 첫 날이던 ‘엠카운트다운’ 대기실에서 직접 만났다. 그날 퍼펄즈에게는 생애 처음 서보는 무대였고 당시만 해도 전혀 긴장하지 않은 모습과 프로페셔널한 무대매너로 ‘신인이 맞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수준급이였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 할 수록 신인다운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작은 것에도 긴장하고 떨리며 또 한편으로는 첫 방송에 대한 아쉬움과 설레는 마음이 공존했다는 이야기에 ‘신인은 신인이구나’라고 무릎을 내리쳤다.
퍼펄즈의 데뷔곡은 ‘1,2,3’다. 이 곡은 특이하게 제 3자의 입장에서 이별후 힘들어하는 친구를 다그치는 내용을 담았다.
“제목 ‘1,2,3’는 주문을 거는 의미예요. 1,2,3하면 잊게 된다는 뜻으로 우리만의 색깔로 이별한 친구에게 ‘울지말라’고 다그치는 내용이예요. 그게 특징이죠”(건희)
20대 초, 중반 여자라면 누구나 겪었을 사랑에 대한 기억, 이별에 대한 상처와 아픔을 그린 곡이다. 멤버들도 비슷한 상처와 아픔을 가진 연애를 했었단다. “곡의 내용과 비슷한 경험이 있나”라는 질문에 2명의 멤버가 한 명의 멤버를 일제히 쳐다본다. 리더 건희였다.
건희는 당황한 듯 하면서 이내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기자 역시 비슷한 경험을 많이 했던 여자로써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알고보니 예전 남자친구가 양다리도 아닌 세다리더라고요. 사귈 때 알게 됐어요. 정말 제 생애 가장 나쁜 사람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어요. 우리 곡에서 말하는 다그침을 받는 사람이 저였어요. (웃음)”(건희)
지금은 허탈하게 웃으며 말할 수 있는 추억 아닌 추억거리가 되었지만 그 당시 연애의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아픔이였을 터. 건희는 그것 역시 노래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며 자위했다. 모든 가수들은 사랑의 경험과 이별의 아픔을 겪어봐야 감정 표현이 더욱 풍부해진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퍼펄즈는 데뷔를 약 일주일 앞두고 게릴라 콘서트를 개최했다. 명동과 홍대에서 콘서트를 연 이들은 좋은 경험이었다고 입모아 말한다.
“방송전에는 금요일 오후라 사람들이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저희가 방송을 나가고 난 후에는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더라고요. 정말 신기했어요. 저희 공연을 즐겨주시니까 방송때와는 다른 매력이 있더라고요” (은용)
이들은 현재 소속돼 있는 크레센도뮤직에서 함께 연습한 시간이 평균 2년 정도 된다. 막내 우영은 크레센도뮤직에서만 2년, 은용은 다른 소속사에서 잠깐 연습생 시간을 지난 후 이곳. 그리고 리더 건희는 로엔엔터테인먼트에서 3년의 연습생 기간을 거친 후 이곳에서 2년을 연습했다.
“처음 로엔에 있을 때는 제가 들어가려고 했던 그룹이 ‘멜로디데이’였는데 이 팀은 보컬 그룹이라서 제가 하고 싶었던 아이돌과는 또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계약기간이 끝나고 현재 소속사에 지원했는데 역시나 보컬 그룹이더라고요.(웃음) 그때 제가 너무 편협적인 생각을 했었다고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지금의 멤버들을 만났는데 잘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때 추운 겨울이였는데 패딩을 입고 회사에서도 목도리를 칭칭 감고 있었는데도 느낌이 딱 왔죠. 그리고 다른 생각안하고 바로 2주 뒤에 계약했어요” (건희)
리더 건희의 이런 고백(?)은 처음 듣는다며 멤버들은 사뭇 놀라워 했다. 리더 건희가 퍼펄즈를 향한 애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세명의 멤버 모두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혔다. 하지만 꿈을 이루겠다는 그 일념 하나로 꿋꿋히 걸어왔고 열과 성의를 다해 노력했다. 그리고 지금은 부모님께서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부모님 반대가 심하셨어요. 연예인의 ‘ㅇ’자도 못 꺼내게 하셨죠.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노래를 좋아하고 춤추는 걸 좋아했어요. 점점 나이가 들면서 학창시절에 진지하게 고민을 하게 됐죠. 하지만 역시나 부모님께서 반대하셨어요. 그래서 몰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 돈으로 실용음악학원을 다니고 레슨을 받았어요. 나중에 부모님께서 사실을 알게 되셨는데 거의 반 포기하시듯 밀어주셨는데 제가 이 일을 하면서 너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시고 이제는 누구보다 밀어주시고 지원해주세요 (웃음)” (우영)
걸그룹이 포화상태인 가요계에서 ‘퍼펄즈’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강점에 대한 질문에 건희는 “최고의 강점은 개성이 뚜렷한 것”이라며 “이미지가 비슷해서 누가 누군지 구분하기가 힘든데 저희는 특징이 너무 뚜렷해서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다. 그런 걸 더 각인 시켜드리려고 노력하고 있고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세 명 모두 각자의 매력을 발전시키고 더 많은 걸 보여드리고 싶다”며 자신 있게 말했다.
세명 모두 보컬 톤이 다 다르다. 하지만 그 톤이 잘 융화됐다. 아카펠라가 가능한 그룹이라고 자랑을 늘어놓는다. 보여주고 싶은 앙상블이 많다며 설레는 마음도 감추지 않았다. 앞으로 어떤 그룹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이 쏟아낸다.
“저희는 양파같은 그룹이예요. 껍질을 벗길 때마다 항상 새로운게 있는 그룹이죠. 또 쌀 같은 그룹이 되고 싶어요. 호호호. 금보다는 쌀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금은 누가 봐도 가치있고 화려하지만 쌀은 항상 필요하고 없으면 안 되는거잖아요. 저희도 금보다 쌀 같은 그룹이 되고 싶어요. (웃음)” (건희)
“화려하게 피었다가 지는 벚꽃같은 팀이 아닌 소나무 같이 늘 한결 같은 팀이 되고 싶어요” (우영)
각자 도전하고 싶은 분야와 하고 싶은 음악 장르도 제각각이다. 그러면서도 가장 중요한건 ‘퍼펄즈’가 잘돼야 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슬픈 발라드와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건희도, 작곡을 하고 싶다는 은용과 뮤지컬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 막내 우영까지. 각자가 가진 개성과 매력을 10분 발휘하고 싶다는 열정 넘치는 걸 그룹이다. 리더 건희가 말했던 ‘양파 같은 그룹’이 되는 건 이제 시간문제다.
[사진=크레센도 뮤직 제공]
김아름 기자 beaut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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