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정부·은행권 기술금융 지원노력 이어져시중은행별 ‘기술금융 확대’ 목표 설정해 추진
금융당국이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 지원 활성화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시중은행들은 기술금융 상품 출시는 물론 전담조직을 잇따라 신설하고 인력을 확충하는 등 우수 기술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중소기업의 금융애로 해결을 위해 금융기관의 담보대출 위주의 보수적 대출 관행과 보신주의를 혁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자 은행들도 정부의 기술금융 정책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올해에도 정부와 은행권의 기술금융 지원 노력이 이어지면서 그동안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도 담보가 부족해 자금조달은 물론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어 온 중소기업들의 기대감도 한층 높이지는 모습이다.
◇기업銀 “올해도 기술금융 공급 확대에 역량 집중”
기업은행은 기술력 우수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7월 기술금융팀을 기술사업팀과 기술평가팀으로 분리 확대했다. 기술사업팀은 기술금융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기술평가팀은 대출, 투자 심사시 기업이 보유한 기술력을 평가한다.
현재 일정규모 이상의 대출 및 투자 심사시 기술평가 의무화를 통해 우수 지식재산(IP)·기술 보유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며 창업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의 도약을 지원하는 ‘기술투자 프로그램’을 통해 투·융자 복합지원 체계를 강화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신규 취급하는 기보 보증부대출 및 온렌딩대출에 대해 기술신용평가기관(TCB) 활용을 의무화했고 창업 초기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술평가기반 무보증신용대출’ 등 TCB를 활용한 은행 자체상품도 신규 출시해 판매 중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창조금융의 성공모델 구축을 위해 기술평가 기반의 기술금융 공급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에도 기술로 차별화된 기업이 대한민국 창조경제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기술금융 지원 확대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銀 “연간 300여명 기술금융 전문인력 양성”
신한은행은 지난 2013년부터 기술금융 중장기 로드맵에 맞춰 기술금융 지원전략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최근에는 영업점에 기술금융RM을 지정해 기술력 우수기업 발굴 및 심사과정에서 본부부서와 영업점간 유기적인 협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핵심성과지표(KPI)체계에 기술금융 실적 평가를 새롭게 추가한 점이다. 기술금융 등 창조금융상품에 면책 조항을 부여해 현장 직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기술력 우수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현재 기술평가 전담부서인 산업기술평가팀을 운영하며 총 10명의 전문인력을 배치했다. 기업여신심사부 내 23명의 기술전담 심사역을 지정해 기술력을 보유한 업체들에 대한 전문적인 여신심사도 지원하고 있다.
이외에도 기술금융 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자체적으로 개설한 1차 기술금융 초급 과정을 본부 및 영업점 직원 600여명이 수료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체결한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과의 ‘기술금융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통해 올해에는 기술금융 중급 및 심화교육 과정을 운영할 것”이라며 “연간 300여명 내외의 기술금융 전문인력을 양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銀 “기술금융지원위원회 구성, 맞춤별 중기지원 추진”
국민은행은 정부의 창조경제정책 시행에 맞춰 지난 2013년 3월 은행장을 위원장으로 한 ‘창조금융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동시에 실행력 제고를 위해 기획조정본부장 직속 ‘창조금융지원TFT’를 구성, 창조금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에는 정부의 새 경제정책 추진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자 금융지원 3대 핵심테마로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지식·기술금융 지원’, ‘중기·소상공인 재기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했다.
특히 그룹 차원의 차별화된 기술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KB금융그룹 기술금융지원위원회’를 구성하고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에 효과적인 금융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KB금융그룹 기술금융지원위원회는 국민은행의 여신본부 부행장을 위원장으로 해 KB인베스트먼트, KB투자증권, KB자산운용 등의 계열사들이 참여했다. 기술보유 기업의 창업단계부터 성장, 재기지원, 기업공개(IPO)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생애주기별 필요에 따른 맞춤지원 형태의 포괄적 기술금융 지원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기술력 우수기업 발굴과 지분투자, 융자, 상장지원 등 계열사간 유기적 연계를 통한 다양한 형태의 금융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달 중으로 KB인베스트먼트와 국민은행이 업무협조를 통해 IP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銀 “올해 기술금융 선도은행으로 자리매김”
우리은행은 지난해 5월 시중은행 최초로 특허청과 지식재산금융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하고 우수 기술력 보유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해 7월에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도 사업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에게 우리은행은 기술실용화를 위한 경영 컨설팅과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생기원은 기술사업화를 위한 기술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001년 금융권 최초로 중소기업 경영컨설팅을 시작했던 우리은행의 축적된 컨설팅 노하우와 생산기술 분야 산업원천 기술을 보유한 생기원의 기술력이 결합돼 중소, 중견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기술력 평가역량 강화로 우량 중소기업을 유치하고 기술금융 추진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여신지원본부 산하에 ‘기술금융센터’를 신설했다.
우리은행의 기술금융 평가 및 지원을 총괄하는 기술금융센터는 기술금융평가팀과 기술금융지원팀으로 구성돼 있으며 중기업심사부내에 업종별 ‘기술금융전문 심사역’ 15명을 지정해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적극적인 기술금융 지원을 통해 창조경제 활성화에 기여해야 한다는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고 전통적 기업금융의 강자로서 기술금융 분야에서도 선도은행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다각도의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정부의 창조경제 일환으로 특허(지적재산권)와 같은 무형자산을 보유한 기술형 중소기업 우대방안에 대해서도 금융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강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나銀 “창조금융지원센터 기능 강화···기술금융 체계적 지원”
하나은행은 창조경제 활성화와 기술금융 지원을 위해 지난해 9월 ‘창조금융지원센터’를 신설하고 우수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창조금융지원센터는 이공계 전공자, 전문심사역, 회계사 등 24명의 전문 인력을 확보했으며 은행 내 기술금융의 조기정착과 활성화, 마케팅 등을 전담한다.
특히 하나은행은 2013년부터 중소기업대출을 영업점평가에 반영하는 등 중소기업 지원의 공헌도를 인사평가의 새로운 평가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실적이 없는 영업점은 불이익을 받게 돼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은 이미 은행생활의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기술금융 지원 노력에 힘입어 하나은행 대전금융센터는 지난해 말 금융당국으로부터 ‘기술금융실적 우수지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전금융센터는 기술신용평가를 통해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술에 대한 우수성을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기에 필요자금을 저금리로 지원하며 기술금융지원의 모범사례로 꼽혔다.
외환은행도 전담조직인 중소기업지원부와 여신업무지원반을 신설하고 ‘기술형 창업지원 대출’과 ‘스타트업 기술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중소기업자문센터를 통한 중소기업 방문 컨설팅서비스 제공 및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외부기관과의 업무제휴 등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확대하는 중이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올해 기술금융 신규 지원 규모는 지난해 1조원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며 “창조금융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한 체계적인 기술금융 지원·관리를 통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유망 중소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하 기자 oat123@
뉴스웨이 이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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