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이 강도 높은 조직 쇄신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은행연합회 모든 직원을 상대로 조직의 비전, 로고, 근무환경, 소통방식, 조직문화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장대한 분량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하 회장의 특별 지시로 실시된 이번 설문조사는 은행연합회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진행된 것이다. 현재 설문조사 결과를 정리하고 있는 상황으로, 2월 말께 하영구 회장에게 보고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하 회장은 역대 세 번째로 나온 민간 출신 은행연합회장으로, 지난 14년간 은행장을 지낸 대표적인 ‘뱅커’다.
2001년 48세 나이로 한미은행장에 올라 최연소 은행장 기록을 세웠고 2004년 씨티은행과의 합병 후에도 지난해까지 한국씨티은행장을 맡아왔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외국계 민간 은행에 오랫동안 있던 하 회장의 눈에는 은행연합회의 조직문화가 너무 느슨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조만간 대대적인 쇄신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27일 수익성 저하 등 사원은행의 어려운 여건을 감안해 올해 회장을 포함한 임원의 연봉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은행연합회 임원 연봉은 지난 2013년 이래 3년 연속 동결됐다.
직원에 대한 개인연금 보조금 지급도 중단하기로 했으며, 특히 하 회장은 자신의 임금 총액의 20%를 반납하고 이를 사회공헌활동에 활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은행연합회는 정치권과 금융권에서 방만경영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왔다. 지난해에는 은행연합회의 화려한 직원 복지 실체가 드러나면서 ‘숨어 있는 신의 직장’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2013년 은행연합회 직원들의 연간 휴가 사용일은 0.6일에 불과했다. 이는 직원 1인당 휴가보상으로 매년 평균 600만원에 가까운 현금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연합회가 직원들에게 지급한 돈은 2년간 15억원에 달했다.
아울러 은행연합회는 직원들이 휴가를 쓰기도 전에 매년 초 수억원에 이르는 연차휴가보상금을 주고 매년 1인당 52만원 꼴로 휴가 보조비를 정액 지급했다.
시간 외 근무수당은 주 6일을 기초로 적용해 일하지 않아도 주말근무로 계산됐고 보상액도 통상임금의 83%를 가산했다. 이렇게 직원당 141만원씩 연간 2억원이 지급됐다.
이지하 기자 oat123@
뉴스웨이 이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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