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바이오 K-바이오텍 올해 전략 키워드는 '마진·속도·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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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텍 올해 전략 키워드는 '마진·속도·플랫폼'

등록 2026.01.28 18:20

이병현

  기자

약가 정책·미국 관세 등 불확실성 속 신속 전략 모색기술이전 시장 강화, 중국 바이오 발전 가속혁신형 임상·정부 지원이 K-바이오 기회 열쇠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 28일 서울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2026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방향과 K-BIO 기회' 세미나에서 개최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이 28일 서울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2026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방향과 K-BIO 기회' 세미나에서 개최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

약가 정책 개편안과 미국 관세 부과 등 제약바이오 산업을 둘러싼 국내외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업계의 시선은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전략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자금 조달 환경이 개선되며 바이오텍이 매각을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된 반면, 빅파마(대형 제약사)는 여전히 높은 마진과 임상 속도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찾고 있다는 진단이다.

28일 서울 방배동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불확실성의 시대, 2026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의 방향과 K-BIO의 기회'에서는 이런 변화의 기류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연초 글로벌 산업 환경과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현장 분위기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증권·투자·제약바이오사·언론 관계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팀장이 28일 서울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2026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방향과 K-BIO 기회'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허혜민 키움증권 팀장이 28일 서울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2026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방향과 K-BIO 기회'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

'2026년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전망'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허혜민 키움증권 팀장은 향후 주목해야 할 주요 산업 트렌드와 정책·규제 변화를 정리한 뒤 국내 기업의 사업 전략 수립 시 고려사항 등을 제시했다. 그는 "인재, 자본, 정부 지원이 맞물릴 때 산업의 르네상스가 온다"며 "지금은 그 가능성이 다시 열리고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허 팀장은 최근 글로벌 바이오텍 M&A 시장의 정체를 자금 조달 환경 변화에 주목하며 "바이오텍으로 자금 유입이 활발해지면서 굳이 매각을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국면에 들어섰고 거래가 급해지지 않는 구간에 들어온 것 아닌지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바이오텍 지수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고, 자금 조달도 최근 4년 사이 가장 활발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허 팀장은 "자금이 풀리면 바이오텍 입장에서는 몸값을 낮춰 팔 이유가 사라진다"며 "M&A 프리미엄이 과거보다 크게 높아진 것도 빅파마가 관망 모드로 전환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인수합병은 주춤했지만 기술이전 시장의 열기는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허 팀장은 "이중항체, BBB 셔틀, ADC 등 차세대 모달리티 중심 기술 거래는 작년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 글로벌 기술 거래 상위 딜 상당수가 중국 기업에서 나왔다"며 "서구권이 아닌 중국 바이오텍의 딜이 이제는 벤치마크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작년 거래 금액 기준 상위 10건 중 7건이 중국 기업"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비만 치료제도 화두였다. 허 팀장은 "비만은 지겹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오래된 테마지만, 메가 트렌드가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면서 경쟁 구도가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선두 업체는 경구 제형으로, 후발 주자는 월 1회 투여 등 지속형 제형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고 시장 관심은 경구제가 주사제 시장을 얼마나 잠식할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며 "후발 주자 데이터가 기술이전 다이내믹을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이 파고들 수 있는 전략으로는 '마진 개선'과 '임상 속도'를 제시했다. 허 팀장은 "빅파마는 약가 인하 압박 속에서 원가율이 낮고 마진이 높은 파이프라인을 원한다"며 "복잡한 바이오의약품보다 저분자·제형 변경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면 반응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기업 가치는 임상 속도에 달려 있다"며 "임상 승인과 허가가 빨라질수록 협상력은 높아진다. 정부 차원의 유연한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K-바이오에 다시 한 번 기회가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영국 글로벌 벤처 네트워크 대표가 28일 서울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2026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방향과 K-BIO 기회'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조영국 글로벌 벤처 네트워크 대표가 28일 서울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2026 글로벌 제약바이오산업 방향과 K-BIO 기회'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병현 기자

두 번째 발표에 나선 조영국 글로벌 벤처 네트워크 대표는 JPMHC 현장에 대해 "그야말로 전쟁터"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제는 기술이 좋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언제 특허가 끝나는지, 어떤 모달리티를 찾고 있는지를 알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은 에셋을 잘하고 한국은 플랫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해 메가 트렌드 약물에 '붙일 수 있는 기술'로 포지셔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패널 토론에서도 중국을 둘러싼 시각이 두드러졌다. 현장에 참석한 원종헌 LG화학 부문담당은 "중국의 빠른 신약 개발 속도는 경쟁의 대상이라기보다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할 변수"라며 "초기 임상과 PoC 확보에서 중국과의 협력이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론 좌장을 맡은 허경화 KIMCo 대표 역시 "중국이 이제는 경쟁 대상이 아니고 전략적 파트너로 가야 된다는 점에 부분적으로 공감한다"며 "특히 속도 면에서 볼 때는 놀라올 정도로 빠르고, 거기에 가격도 관건인 것 같다. 빠르고 싸다면 협력해서 갈 수밖에 업슨ㄴ 상황"이라고 짚었다.

한편 올해 JPMHC에서는 AI가 주요 주제로 부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세미나에서 인공지능(AI)은 별도의 혁신 키워드로 부각되기보다, 이미 필수적인 개발 환경으로 인식됐다.

조 대표는 "크게 보면 AI를 쓰면 좋고 안 써도 괜찮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제 쓰는 팀과 안 쓰는 팀은 엄청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이랑 온코크로스 대표(AI 신약개발협의회 회장) 대표는 "이번 JPM에서 가장 큰 화제가 됐던 부분은 결국 엔비디아와 일라이 릴리가 협업을 하기로 시작한 것"이었다면서 "신약 개발 바이오텍 입장에서는 엄청난 자금력 등을 가진 회사가 시장에 들어오는 것 자체가 위기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든다"고 평했다.

이어 "AI는 현재 필수가 된 상황이기 때문에 AI를 쓸 수 있는 환경을 잘 조성해줘야만 이게 정말 좋은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결국 그런 빅테크 기업과 우리가 비교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이런 회사가 안 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메꿔 나가야 되는 것이 가장 가능성이 커보인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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