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에 매각···금액은 4200억원, 5월22일 처분 예정
오너리스크와 실적 부진으로 위기에 몰린 동국제강이 결국 회사의 상징인 페럼타워를 내놓고 말았다.
최근 장세주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 본격화로 신뢰도가 하락하고 브라질 CSP 제철소 건립을 위한 장기차입금 30억달러가 부담으로 작용하자 건물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4일 동국제강은 공시를 통해 서울시 중구 수하동에 위치한 페럼타워 본사를 삼성생명주식회사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동국제강은 삼성생명과 매각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으며 오는 5월22일 건물을 완전히 처분할 예정이다. 부가세를 제외한 매각 금액은 4200억원이다. 매각대금은 하반기 돌아오는 회사채상환과 운영자금에 사용된다.
페럼타워는 동국제강이 34년간 본사로 사용한 수하동 건물을 2007년 재개발해 2010년6월 준공한 건물이다. 지하 6층, 지상 28층 규모에 연면적은 5만56944㎡다. 공사비에만 약 14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 측은 재무구조개선의 일환으로 페럼타워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동국제강이 페럼타워를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왔다.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건물 매각이 효과적일 것이란 분석에서다.
이 같은 소문이 처음으로 흘러나온 것은 동국제강은 산업은행과의 재무구조 약정 체결을 앞두고 있던 지난해 6월이다.
당시 장세주 회장은 공식 석상에 나서서 “아깝게 지은 건물을 왜 팔겠느냐”는 말로 매각설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올 초까지도 소문은 끊이지 않았고 이달 초에는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퍼블릭 골프장인 ‘페럼클럽’ 매각설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 같이 소문이 사라지지 않았던 것은 실적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6조685억원과 영업손실 204억원을 기록해 1년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또한 지난 1월 유니온스틸을 흡수 합병하며 부채비율이 207%까지 높아진 것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브라질에서 추진 중인 CSP 제철소 프로젝트를 위해 총 사업비 중 30억달러를 국내외 은행에서 장기 차입으로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이달 초로 예정됐던 계약이 지연되는 상황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매각으로 동국제강이 재무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회사 측에서도 이번 매각을 통해 유형자산 처분 이익 등 평가 차익이 1700억원 이상 발생하면서 부채비율이 8%p 이상 떨어진 199%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했다.
지금까지 페럼타워는 동국제강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장세주 회장도 건물에 애착을 갖고 건설 과정에서부터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동국제강이 ‘최후의 보루’로 여겼던 페럼타워를 매각하는 것은 회사의 상황이 우려했던 것보다 악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하면서 이를 통해 유동성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동국제강 관계자는 “올해 페럼타워 매각 등 자산 유동화로 재무구조 안정성을 확보하고 철강사업 통합에 따른 시너지 극대화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sia0413@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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