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통폐합 위주의 사업조정에서 처음으로 기업분할현대종합상사 2대주주 정몽혁 회장 향후 독립 나서나
정몽준 전 의원(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의 막내 동생인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의 퇴진에 이어 사촌동생인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의 거취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대종합상사는 지난 27일 열린 이사회에서 상호 사업연관성이 적은 해외무역·자원개발 부문과 브랜드·식료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존속법인인 현대종합상사는 해외무역·자원개발을 담당하게 되고, 신설법인인 가칭 현대씨앤에프(Hyundai C&F Inc.)는 브랜드?식료사업을 담당한다.
현대종합상사는 현재 산업플랜트, 차량, 철강, 화학, 브랜드, 신사업, 자원개발 등 7개 사업부문을 갖추고 있다.
이중 ‘HYUNDAI, 現代, 삼각형 도형을 포함한 HYUNDAI 등’의 상표권을 관리하는 브랜드 부문과 육류수입 등을 하는 신사업 부문을 현대씨앤에프가 맡게 되는 것이다.
현대종합상사는 이번 기업분할이 사업부문별 전문화를 통한 경영효율성 강화와 신성장사업 확대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세계시장의 불확실한 환경에 더욱 기민한 대응체계를 갖추면서 각 사업부문 특성에 맞는 전문화된 운영시스템을 구축해 사업 전체의 경영성과를 극대화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권오갑 사장 취임 이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주로 조직 통폐합에 초점을 맞춰왔다.
지난해 10월 조선 계열 3사의 영업조직을 통합한 데 이어 해양사업본부와 플랜트사업본부도 하나로 묶어 조직슬림화에 집중했다.
지난달에는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오일뱅크이 보유하고 있던 현대자원개발 지분 100%를 현대종합상사가 모두 취득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현대종합상사는 현대자원개발을 자연스럽게 흡수합병했다.
최근에도 현대기업금융·현대기술투자·현대선물 등 금융계열사 3개사에 대한 재편 작업에 착수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하이투자증권 등 금융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재편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몽일 현대기업금융 회장은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정몽일 회장이 본인 스스로 명예롭게 물러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정몽일 회장과 더불어 김재근 현대기업금융 대표이사 사장도 퇴진하면서 현대기업금융과 현대기술투자, 현대선물의 새 대표는 현대중공업의 전무·상무급 임원이 맡게 됐다.
이에 따라 현대종합상사의 기업분할도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정몽혁 회장의 거취와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정몽혁 회장이 사촌형인 정몽준 전 의원의 그늘에서 벗어나 현대종합상사로 독립 경영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대종합상사는 현대중공업이 지분 22.36%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정몽혁 회장은 8.30%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현대종합상사의 인적분할이 이뤄지면 정몽혁 회장은 주식출자 등을 통해서 현대종합상사의 지분율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정몽혁 회장이 추가로 지분을 매입해 독립을 시도할 수 있다.
다만 ‘현대’라는 브랜드의 상징성을 감안해 상표권을 담당하는 브랜드 사업부문을 미리 분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현대종합상사 관계자는 “정몽혁 회장은 기업 분할 이후에도 현대종합상사의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현대씨앤에프의 사내이사도 맡아 경영에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기업분할을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일 뿐 정몽혁 회장의 거취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slize@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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