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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다큐 사랑’ 환희·준희, 따뜻한 사랑이 필요해 (종영)

[TV들여다보기] ‘휴먼다큐 사랑’ 환희·준희, 따뜻한 사랑이 필요해 (종영)

등록 2015.06.02 11:14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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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미소와 솔직한 모습에서 나오는 쾌활함, 먼저 간 엄마를 닮아있었다. 8년 전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최진실의 두 자녀, 환희 준희의 이야기다. 세상이 원망스러울 법도 하지만 환희 준희는 할머니 슬하에서 꿋꿋하게 오늘을 보내고 있다.

1일 오후 방송된 MBC 가정의 달 특집 ‘휴먼다큐 사랑-진실이 엄마2’(연출 이모현 김동희)편에서는 ‘환희와 준희는 사춘기’ 편으로 꾸며져 환희와 준희를 양육하는 할머니 정옥숙 씨의 모습이 그려졌다.

10주년을 맞이한 ‘휴먼다큐 사랑’이 2011년 방송된 ‘진실이 엄마’ 이후 2편에서 사춘기를 맞은 환희와 준희 남매의 일상을 담았다. 이날 방송에서 남매는 4년 전에 비해 훌쩍 자란 모습으로 인사를 전했다. 건강한 모습으로 학교를 다니고 집에서는 할머니와 시간을 보내는 남매의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사진=MBC '휴먼다큐 사랑' 사진=MBC '휴먼다큐 사랑'


환희와 준희는 공부를 열심히 하라는 할머니의 잔소리에 투덜거렸다. 환희는 “할머니가 방학해도 놀지 못하게 한다. 만날 공부만 시킨다”며 불만을 늘어놓았고, 준희 역시 “할머니는 공부 밖에 몰라요. 이 시대를 모르고 있어요”라며 투덜거렸다.

그럼에도 환희는 열심히 공부해 제주도에 위치한 국제중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환희는 “할머니가 엄마가 못한 몫까지 열심히 공부해야한다고 해서 공부했어요”라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4년 사이 환희는 부쩍 철이든 모습이었다. 제주도에 홀로 떨어져 지내면서도 할머니와 동생 준희를 걱정하는 의젓한 오빠이자 손자였다.

그렇지만 환희의 꿈은 연예인. 환희는 “할머니는 의사 아니면 변호사가 되라고 하시는데 저는 방송 쪽으로 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의외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4년 전 환희가 인터뷰에서 말한 것도 일치했다. 환희는 한결같이 연예인의 꿈을 꾸고 있었다.

준희 역시 마찬가지였다. 준희는 취재진 카메라 앞에서 걸그룹 댄스를 선보이며 연예인을 꿈꿨지만 꿈을 접었다고 털어놨다. 인터뷰에서 준희는 “연예인이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알지 말아야 할 걸 이제 많이 알아버렸어요”라는 말로 고민을 털어놨다. 두 남매 모두 엄마의 끼를 쏙 빼닮아있었다.

사진=MBC '휴먼다큐 사랑'사진=MBC '휴먼다큐 사랑'


남매는 엄마에 대한 추억도 꺼냈다. 준희는 모든걸 일상으로 받아들인 담담한 얼굴로 솔직하게 말을 이어갔다. 준희는 “나는 엄마가 해준 밥도 못먹었어요. 다른 애들은 엄마한테 학교에서의 일상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나는 이야기할 사람도 없어요. 빨리 결혼해서 가족을 만들고 싶어요. 조그마한 아파트를 하나 얻어서 인테리어도 예쁘게 해서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라고 털어놓아 시청자를 뭉클하게 하기도.

그러면서 마음에 좋아하는 마음을 품기 시작한 남자친구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준희는 발그레한 얼굴로 설레는 마음을 드러내기도.

안타까운 장면도 이어졌다. 준희는 악플과 괴롭힘에 대해 힘겹게 말을 꺼내기도 했다. 준희는 “들어서는 안될 말을 많이 들었어요. 심한 말이요. 상처 받아 아직도 마음이 아파요. 엄마도 그 댓글을 참기 힘들어서 그런건데 저는 얼마나 힘들겠어요. 속상해요. 한번은 학교 사물함에 쪽지가 있는 거에요. 보니까 누가 ‘엄마 없는 X야. 나대지 말아라’고 써놓았더라고요. 내 앞에서 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그렇게 했다는 게 화가났어요”라고 털어놓아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이러한 아이들의 상처를 할머니 정옥숙 씨는 헤아리고 있었다. 할머니는 준희에게 미국 유학을 제안했지만 준희는 한국에 남아있기로 했다. 준희는 “한국에서 행복을 찾겠다. 미국은 내 앞날을 위해 가는 것이고, 한국은 내 행복을 위한 나라다. 상처받는 일만 없다면 한국에서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준희는 경상북도 김천에 있는 고모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준희와 환희에게 무슨 잘못이 있으랴. 꿋꿋이 살아가는 어린 영혼들에게 돌을 던지는 일은 없어야 할 터. ‘상처받는 일만 없다면 한국에서 지내고 싶다’는 준희의 말처럼 적어도 경솔한 말로 어린 아이들을 외지로 내몰아버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사진=MBC '휴먼다큐 사랑'사진=MBC '휴먼다큐 사랑'


‘휴먼다큐 사랑’은 방송 초반 과잉 취재가 아니냐는 일부 지적을 받기도 했다. 환희와 준희의 일상을 굳이 파헤쳐 방송되는 것에 대한 시청자들의 걱정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이모현 PD는 “4년 전, 섭외 당시 최진실 어머니께서 여러 가지 악성 댓글과 안좋은 소문으로 인해 칩거하다시피 하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후 ‘사랑’이 방송되면서 그러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하셨다. 그래서 다시 연락드렸을 때 흔쾌히 승락해주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PD는 “환희와 준희 남매가 어떻게 성장할 지 궁금하고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휴먼다큐 사랑’은 환희와 준희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사랑의 의미를 역설했다. 어쩌면 남매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환희와 준희에게 따뜻한 사랑의 시선을 보내주기를 당부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방송을 통해 어린 입에서 더 이상 대중으로부터 상처를 꺼내는 일이 없도록, 다시 한 번 미국행을 바라보는 일이 없도록 하는 길이 무엇일지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라본다.

이이슬 기자 ssmoly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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