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떳다방 기승···소비자 피해 우려

건설사들 떳다방 불법 알면서 ‘수수방관’

계약률 상승 홍보효과 등 간접이득 때문

정부, 불법 호객행위 적발 어려워 변명만

본보기집 앞에 모여있는 떳다방 업자들(위)과 본보기집 주차장에 불법 간이 시설물을 설치해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떳다방 업자들(아래). 사진=신수정 기자@christy

주택거래량이 대폭 늘어나고 청약 경쟁률이 거세지는 등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분양권을 사고 파는 부동산중개업자(속칭 떳다방)들이 본보기집 앞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그러나 건설사들은 이들을 제재하기는 커녕 한켠에 자리를 내주며 불법 영업을 방조하고 있다. 이는 계약률 상승과 홍보효과 등을 누리기 위한 꼼수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견본주택 개관 현장에는 떳다방 업자들의 호객행위를 심심찮게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최근 경기 일산에서 개관한 H건설사 본보기집 앞 주차장 한켠에는 떳다방 업자들이 이동천막을 설치하고 내방객들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이들은 내방객들에게 몇 순위의 청약통장을 가 지고 있는지 물으며 자신의 명함을 나눠주고 있었다. 내방객들은 프리미엄을 얹어서 사겠다는 떳다방 업자들의 말을 믿고 선뜻 연락처를 내밀었다.

이렇듯 떳다방들의 불법 영업이 판을 치고 있지만 청약을 앞둔 건설사들은 자신들과는 무관하다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H건설사 관계자는 “떳다방이 어떻게 조직되고 영업을 하는지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한다”면서 “경찰에 신고하거나 관할 구청에 알려야 하는 규정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섣부르게 판단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A건설사 한 관계자는 “사실 건설사와 떳다방은 악어와 악어새 같은 관계”라며 “떳다방 업자들이 프리미엄 운운하며 내방객에게 호객행위를 하는 것이 불법이고 과대포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계약률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분양을 하는 모든 건설사가 모른채 한다”고 말했다.

떳다방을 단속해야 하는 지자체에서도 이렇다 할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떳다방 영업을 하는 대다수가 부동산 중개업자들에게 고용된 용역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처벌할 수 잇는 규정이 없고, 명함에 적혀진 전화번호 또한 개인 휴대폰이기 때문에 추적과 적발이 불가능하다는 것.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지자체 등과 불시에 단속에 나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달리 방법이 없고 인력이 태부족해 견본주택 현장 단속을 나가는 것도 어렵다”고 해명했다.

이어 “떳다방 업자들은 개인전화번호를 통해 분양권을 사고 팔기 때문에 적발을 한다고 하더라도 발뺌을 하면 그만이다. 적발 자체가 쉽지 않아 단속을 거의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신수정 기자 chris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