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들러는 지난 9일 “현대엘리베이터가 추진 중인 유증은 기업과 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며 “유증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쉰들러 측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이번 유증은 주주를 위한 것이 아니라 현대그룹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가만을 위한 일”이라며 “유증을 통해 얻어진 자금은 현대엘리베이터가 아니라 현대상선 등 다른 계열사로 흘러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쉰들러 측의 행동은 터무니 없는 일”이라며 “계획대로 유증을 진행하겠다”고 반박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에 쉰들러가 반기를 든 것은 과거에도 몇 차례 있었다. 쉰들러 측은 매년 현대엘리베이터 주총 때마다 유증이나 주식발행한도의 증대 안건이 올라올 때마다 반대표를 던졌다.
쉰들러는 지난해 초 진행된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 당시에도 “주주 이익에 반하는 결정”이라는 입장을 밝힌 뒤 불참했다. 올해 주총에서도 주식발행한도의 증대 건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현대그룹 우호 지분이 더 많아 뜻을 이루지 못했다.
쉰들러는 지난 2006년 당시 KCC로부터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1.5%를 매입했으며 이후 지분율이 한때 30%를 넘긴 적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4년간 네 차례에 걸쳐 650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단행되면서 쉰들러 측의 지분율은 9년 전과 같은 21.5%로 줄어들었다.
쉰들러와 현대엘리베이터의 관계는 당초 우호적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현대엘리베이터의 승강기 사업 부문 매각이 무산된 이후 양 측은 앙숙으로 변했다.
특히 그동안 회계장부열람, 이사회 의사록 열람 소송, 손해배상 소송 등 법정 공방을 벌여왔다. 다른 소송은 모두 쉰들러 측이 취하했고 현재 남은 것은 손배소 뿐이다.
개인 지분으로는 쉰들러 측의 지분이 많지만 현정은 회장 측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더 많아 경영권 분쟁에서는 사실상 현대 측이 크게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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