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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포스코, ‘권오준 회장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다시 뛰는 포스코, ‘권오준 회장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등록 2015.08.12 13:30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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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경영쇄신안’ 바탕으로 지속적인 혁신활동 펼쳐···철강 사업에서도 성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 사진=뉴스웨이 DB권오준 포스코 회장 사진=뉴스웨이 DB


“과거의 자만과 안이함을 버리고 창업하는 자세로 돌아가 창립 50주년을 맞는 2018년까지는 또 다른 반세기를 시작하는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말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포스코 부흥을 위한 ‘5대 경영쇄신안’을 제시하며 임직원들에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함으로써 혁신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그간 권오준 회장은 상반기 경영환경 악화와 검찰수사로 움츠러든 회사를 다시 일으키고 철강본원의 경쟁력을 되살리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으로 회사를 이끌어왔다. 권 회장이 직접 발표한 경영쇄신안에서도 이 같은 의지가 여실히 드러난다.

포스코의 경영쇄신안에는 ▲사업포트폴리오의 내실있는 재편성 ▲경영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 명확화 ▲인적 경쟁력 제고와 공정인사 구현 ▲거래관행의 투명하고 시장지향적 개선 ▲윤리경영을 회사운영의 최우선순위로 정착 등 내용이 담겼다.

철강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계열사를 과감히 정리하며 사업 리스크 검증과 성과주의를 강화해 투자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반면 고유기술을 보유해 경쟁우위가 있거나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분야는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 미래를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능력 중심의 투명한 인사 정책을 강조했으며 회사 내 윤리의식을 높이기 위해 금품수수·횡령·성희롱·정보조작 등 4대 비윤리 행위를 저지를 경우 즉각 퇴출한다는 ‘무관용 원칙’도 내세웠다.

쇄신안 발표이후 지난달 포스코가 가장 먼저 진행한 것은 대대적인 조직 슬림화다. 본사 및 제철소 스텝 부서를 중심으로 조직을 축소하고 관련 인력들을 재배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14개 부장급 조직을 포함해 88개 조직을 폐지했다. 외형 성장을 추구하면서 늘어난 조직과 본사-제철소간 중복 부서를 통폐합했다. 특히 철강 본원 경쟁력과 직결된 제철소 조업부서와 R&D 조직을 제외한 모든 부서가 포함됐다.

포스코는 보고·회의 문화도 손을 봤다. ▲책임권한 30% 내리기 ▲보고 30% 줄이기 ▲회의 30% 없애기 등의 ‘Three 30% Rules’를 시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직원들이 가치있는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목표에서다.

이를 통해 경영층의 책임권한을 명확히 하고 그 중 30%를 하향 위임함으로써 직원들이 주도적으로 업무를 완수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또한 불필요한 보고는 줄이고 유사한 회의는 과감히 통합하는 등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원칙도 만들었다.

이밖에도 사보인 ‘포스코신문’을 21년만에 종간하고 사외 블로그에 ‘뉴스룸’을 신설해 회사 소식을 전하도록 했다. 이를 대신해 오는 9월 새롭게 선보이는 ‘포스코미디어’는 신문·방송·블로그 등 기존 사내 미디어를 합친 통합매체 역할을 할 예정이며 직원들의 접근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철강 본연의 사업에서도 유의미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달 포스코는 중국 충칭강철과 협약(MOA)을 체결하고 중국에 연산 240만톤 규모의 자동차 강판 생산 합작법인 2곳을 세우기로 했다.

합작법인에서는 냉연 강판과 아연도금 강판을 생산한다. 포스코는 두 법인에 각각 10~25%와 51%의 지분을 투자하며 냉연 강판 합작법인의 경영권은 충칭강철이, 아연도금 강판 법인의 경영권은 포스코가 갖게 된다.

이와 함께 권오준 회장도 국내외 일정을 소화하며 숨가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달 초 일본 출장길에 오른 권 회장은 현지법인 포스코재팬을 둘러보는 한편 일본 주요 자동차 업체 관계자들과 만나 자동차용 강판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귀국 후인 지난 11일에는 KB금융그룹과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함으로써 금융·비금융부문 지원을 확대하고 전략사업 등 다양한 부문에 걸쳐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포스코 경영혁신 활동에는 권오준 회장의 결단력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며 권 회장과 포스코의 향후 행보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 경제불황과 검찰수사 등으로 위축됐던 포스코가 최근에는 권오준 회장을 중심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이 같은 경영쇄신을 이어나간다면 하반기에는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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