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중국 경기대책 百藥無效
신흥국의 자금이탈 가속···제2금융위기 우려
고용·투자·소비 부진···앞이 안보인 한국경제
박근혜정부의 경제팀 수장을 맡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기부양책도 잇따른 대외리스크에 잠식되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글로벌경제 침체도 우리경제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스사태에 이어 중국 증시 폭락, 미국 금리 인상 조짐까지 대내외적으로 위험신호가 쏟아지고 있는 중이다.
◇올해 3%대 성장 기대했건만
지난해 말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는 3.8%였다. OECD는 3.8%(작년 11월), 한국은행은 3.4%(올해 1월), IMF 3.7%(올해 2월) 등 국내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박근혜정부 집권 첫해 2.9%, 작년 3.3%였다.
하지만 반년도 안 돼 상황은 급반전됐다. 올해 세수목표를 달성하고, 정부의 구조개혁이 성공한다는 전제 하에서도 국내외 성장률 전망치는 3%대 초반으로 하향됐다. 이후 중동호흡기증후근(메르스) 폭풍이 전국을 휘감았고, 민간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대 중반으로 또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 이후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1.50%라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재정확대 정책과 함께 DTI(총부채상환비율), LTV(주택담보인정비율) 완화, 건설규제 완화 등 부동산정책도 폈고, 추경도 편성해 예산과 함께 조기집행 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경기부양은 기대치만큼 이뤄지지 못했고, 가계부채만 2012년 말 964조원에서 올해 6월 1130조원으로 늘면서 경제뇌관이 됐다. 대내외 여건을 감안하더라도 최 부총리 취임 이후 한국의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0%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표가 주어졌다.
◇경제위기 中, 금리인상 美, 잠재위협 北
당초 회복 기대치가 높았던 한국경제가 현재 위기의 늪에 발이 빠진 데는 대외리스크 영향이 컸다. 그리스의 구제금융안이 통과돼 글로벌 경제에 굵직한 리스크가 일단락되자마자 중국발 리스크가 급부상해 한국경제의 주름이 더욱 깊어졌다.
현재 국내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대외 악재는 미국 금리인상, 중국발 리스크, 美-中 리스크로 인한 신흥국의 자금 유출, 국제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폭락 등이다. 특히 G2의 경제정책으로 인한 국내경제 타격은 예상보다 크다.
때문에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에게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원자재 가격 하락은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어 올해 정부의 전망치인 성장률 3%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저성장 기조가 유지될 수 있다는 비관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최근 한국은 환율과 주가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중국은 저돌적인 독자행보로 세계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중국은 최근 사흘에 걸친 위안화 평가절하와 함께 기준금리 인하,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조치를 취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기준금리 인하는 5번, 지준율 인하는 4번 이뤄졌다.
특히 중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경제 관계에 있는 한국의 경우 중국의 이러한 정책 이후 불안한 경제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최근 보고서는 원/위안 환율이 5% 하락하면 국내 총 수출은 3%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위안화 절하가 국내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미국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도 우리경제에 부담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주는 의미는 세계 각국에 퍼져있는 자금이 미국 등 선진국에 집중된다는 데 있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에 투자됐던 자금이 빠져나간다는 것을 말한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 상이 기정사실화 된 시점에서 중국경제의 불안감이 더해져 신흥국들의 자금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는데 이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원유, 철광석, 구리 등 원자재 가격 폭락도 우리경제의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수출기업의 채산성은 좋아질 수 있지만, 신흥국 등의 수요저하로 국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남북 고위급 접촉 결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합의되면서 북한 리스크는 다소 약해졌지만, 여전히 한국의 잠재적 대외리스크 중 하나다.
◇관건은 글로벌 경제 회복
전문가들은 국내경제 회복의 단초는 글로벌 경제 회복에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전통적인 거시정책인 부동산정책 등의 단기부양책도 중요하지만, 대외리스크에 취약한 국내경제의 내실화를 위해 중장기적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 한다.
김성훈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내 경제 환경이 안 좋아도 한국의 무역파트너, 미국·중국·유럽 등이 빠르게 경제를 회복한다면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 좋은 뉴스가 된다”며 “국내 경제에서 구조적인 문제 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난 것도 세계 경제 전체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의 효과적인 경기부양 대책일지라도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에서 대외경제 악재에 묻혀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경제가 확실히 좋아질 계기가 없는 시점인 만큼 정부의 단기적인 정책도 필요하지만, 중장기 정책에 초점을 둬야 할 시점이다. 중장기정책의 구조변화가 필요하다”라며 강조했다.
세종=현상철 기자 hsc329@
뉴스웨이 현상철 기자
hsc329@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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