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내달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군사 퍼레이드)에 참석한다. 특히 일본 정부의 항의에도 불구 열병식에 ‘당초 계획대로’ 참석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일본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현지시간 중국 외신 및 유엔 소식통 등에 다르면 반 총장은 내달 2일부터 6일까지 중국을 방문해 열병식 참석은 물론 시진핑 주석, 리커창 총리 등과 회담을 갖고 기후변화·유엔의 지속 발전 가능성 등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특히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이 중국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은 중립성에 문제가 있다’는 일본의 항의에 대해 “올해는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일이었던 2차 세계대전이 끝난지 70주년이 되는 동시에 유엔 창설 7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역사가 주는 교훈을 받아들이고 희망찬 미래를 여는 것은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 총장은 또 “중국이 2차대전 중 세계 인민을 위해 공헌하고 희생한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바이자 감사하는 부분”이라며 “더 밝은 미래를 위해 중국은 제2경제대국이자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로서 변혁의 시기에 더 많은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반 총장은 “본인이 (중국 열병식 외에도) 폴란드,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지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행사에 참석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반 총장이 이처럼 ‘역사’나 ‘교훈’ 등의 용어를 사용한 것은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꼿꼿한 자세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중국 정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열병식 참석 외빈 59명의 명단에는 박근혜 대통령, 반총장 등이 포함돼있다.
이 행사에 일본은 정부 관계자가 일절 불참하며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가 ‘전직 정계 요인’ 자격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문혜원 기자 haewoni88@
뉴스웨이 문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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